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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 시야에 보이자 제자가 깍듯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사제의 얼굴에는 미소가 흘렀다. '스승' 이차만 경남 감독(64)과 '제자' 조민국 울산 감독(51)은 훈훈한 대화로 충돌 전 긴장감을 해소했다. "감회가 새롭다"던 이 감독은 "제대로 한 판 붙는 것이 부담이 크다"며 웃었다. 조 감독은 "스승께 한 수 배우는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겠다. 이 감독님은 나의 롤 모델"이라며 자세를 낮추었다. 둘의 인연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감독이 고려대 지휘봉을 잡았던 1970년, 스카우트 1호 선수가 바로 조 감독이었다. 인연은 질겼다. 조 감독의 프로데뷔 때도 이 감독과 얽히고 설켰다. 조 감독은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 코칭스태프였던 이 감독님께서 고대 졸업생인 나를 입단시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셨다. 그러나 나는 고교 스승이었던 고재욱 코치가 있던 럭키금성에 입단했다. 이 감독님께서 당시 눈물을 보이셨다.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소개했다.
이날 이 감독은 깜짝 카드를 꺼냈다. 신인 선수를 무려 네 명(손정현 우주성 권완규 이창민)이나 선발 출전시켰다. 대기 명단에 포함된 세 명(최영준 이호석 송수영)까지 합하면, 신인이 모두 7명에 달했다. 이 감독은 "자신감이 붙고 있다. 이들이 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조 감독은 신인 중 김선민만 베스트11으로 내세웠을 뿐 김민균 안진범 등은 후보에 뒀다. 이 감독은 후반 이호석과 송수영까지 투입해 신인 6명을 활용했다. 62분간 울산의 공격을 잘 막아내던 경남의 신인들은 63분부터 와르르 무너졌다. 세트피스에 당했다. 울산의 정예멤버가 나았다. 후반 8분과 12분 각각 교체투입된 김민균과 안진범은 밋밋하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경기가 끝난 뒤 조 감독은 "로테이션 시스템 가동을 위해 안진범과 김민균을 교체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전반 득점 찬스도 잡고 잘 버텨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울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