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은 왜]'사제 대결' 이차만-조민국의 인연과 결말 그리고 김영광 출전 불가 스토리

기사입력 2014-03-17 07:28



스승이 시야에 보이자 제자가 깍듯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사제의 얼굴에는 미소가 흘렀다. '스승' 이차만 경남 감독(64)과 '제자' 조민국 울산 감독(51)은 훈훈한 대화로 충돌 전 긴장감을 해소했다. "감회가 새롭다"던 이 감독은 "제대로 한 판 붙는 것이 부담이 크다"며 웃었다. 조 감독은 "스승께 한 수 배우는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겠다. 이 감독님은 나의 롤 모델"이라며 자세를 낮추었다. 둘의 인연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감독이 고려대 지휘봉을 잡았던 1970년, 스카우트 1호 선수가 바로 조 감독이었다. 인연은 질겼다. 조 감독의 프로데뷔 때도 이 감독과 얽히고 설켰다. 조 감독은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 코칭스태프였던 이 감독님께서 고대 졸업생인 나를 입단시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셨다. 그러나 나는 고교 스승이었던 고재욱 코치가 있던 럭키금성에 입단했다. 이 감독님께서 당시 눈물을 보이셨다.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소개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올시즌 첫 대결에선 제자가 웃었다. 울산은 16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경남과의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3대0 완승을 거뒀다. 비록 패배는 쓰렸지만, 스승도 함께 웃었다. 지도자로 잘 성장한 제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신인 맞대결, 울산이 강했다

이날 이 감독은 깜짝 카드를 꺼냈다. 신인 선수를 무려 네 명(손정현 우주성 권완규 이창민)이나 선발 출전시켰다. 대기 명단에 포함된 세 명(최영준 이호석 송수영)까지 합하면, 신인이 모두 7명에 달했다. 이 감독은 "자신감이 붙고 있다. 이들이 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조 감독은 신인 중 김선민만 베스트11으로 내세웠을 뿐 김민균 안진범 등은 후보에 뒀다. 이 감독은 후반 이호석과 송수영까지 투입해 신인 6명을 활용했다. 62분간 울산의 공격을 잘 막아내던 경남의 신인들은 63분부터 와르르 무너졌다. 세트피스에 당했다. 울산의 정예멤버가 나았다. 후반 8분과 12분 각각 교체투입된 김민균과 안진범은 밋밋하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경기가 끝난 뒤 조 감독은 "로테이션 시스템 가동을 위해 안진범과 김민균을 교체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전반 득점 찬스도 잡고 잘 버텨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대생' 김영광 출전 불가 막전막후

이날 골키퍼 김영광은 사복을 입고 경기장에 나타났다. 뜨거운 이슈였다. 올시즌 경남으로 임대된 골피커 김영광의 원소속팀 울산전 출전 여부가 화두였다. 이 부분은 이미 양팀 감독끼리 합의된 내용이었다. 조 감독은 김영광을 임대 보내지 않기로 했던 구단을 설득해 김영광의 임대를 성사시켰다. 대의적인 차원에서 선수 보호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실무자간 다소 마찰이 있었다. 출전 불가 조항을 문서화하지 않은 부분이 문제가 됐다. 또 무상 임대와 유상 임대일 때 김영광의 출전 여부도 양측 의견이 달랐다. 이 감독이 정리에 나섰다. 이 감독은 "이번만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조 감독은 "구두합의도 계약이다. 신사협정은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도 계속 임대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프닝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울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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