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쉼없이 달렸다. 뒤를 돌아볼 여유는 없었다. 아니 뒤라는 것 자체가 없었다. 그렇게 11개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0경기 11승19패. 7개팀 가운데 6위였다.
돌아볼 뒤가 없었던 신생팀이었기에 초반부터 부진했다. 개막 후 9연패에 빠졌다. 주위에서는 '신생팀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했다. 김 감독은 자존심이 상했다. "다들 '신생팀이기에 이해해준다'는 말을 하더라. 하지만 말만 그렇지 스포츠는 결과가 말한다. 신생팀이라고 이해해주지 않는다. 당시 변화가 필요했다"고 했다. 회사 윗선에서는 '삭발'을 제안했다. 김 감독은 거부했다. 삭발 자체가 식상한데다 크게 효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번지점프였다. 지난해 11월 27일 김 감독은 선수단을 이끌고 번지점프를 했다. 이어진 회식에서 김 감독은 "나만 믿고 따라와라.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일주일뒤인 12월 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러시앤캐시는 3대0으로 승리했다. 다들 우승한 듯이 기뻐했다. 김 감독은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말 짜릿한 승리였다"고 말했다. 이 승리를 계기로 선수단 사이에 '자신감'과 함께 주인의식'이 자리잡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 모두 자신들이 팀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더라. 그래서 서로 격려하며 끝까지 악착같이 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변화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벌써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단은 19일 마지막 체력 테스트를 한 뒤 휴가를 갖는다. 4월 22일이 재소집날이다. 김 감독은 그 사이에도 쉴 수 없다. 신인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물색해야 한다. 팀을 떠날 선수도 골라내야 한다. 2~3명 퇴출을 피할 수 없다. 다만 이들을 위해 회사를 설득했다. 모기업의 정직원 자리를 부탁해 승낙을 받아냈다. 계속 배구를 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을 위해서는 실업팀에서의 자리도 마련했다. 4월 선수단이 재소집되면 그때부터는 지옥훈련이다. 김 감독은 "4월부터 10월까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 때 훈련이 그 시즌의 성적을 좌우한다"고 했다. 조심스레 다음시즌 예상 성적을 물었다.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4월부터 10월까지 훈련이 잘 된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겠다."
용인=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