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진과 러시앤캐시, 첫 시즌은 '계속 전진'

최종수정 2014-03-19 07:22

현대 캐피탈과 러시앤캐시의 2013-2014 프로배구 V리그 경기가 2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렸다.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이 팀의 공격이 성공하자 환호하고 있다.
천안=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2.29/

쉼없이 달렸다. 뒤를 돌아볼 여유는 없었다. 아니 뒤라는 것 자체가 없었다. 그렇게 11개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0경기 11승19패. 7개팀 가운데 6위였다.

다들 성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 남자는 성공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저 "'계속 전진'중에 있다. 계속 앞만 보고 갈 것이다"고만 했다. '계속 전진'을 외치는 이 남자. 첫 시즌을 갓 마친 김세진 러시앤캐시 감독이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러시앤캐시 숙소에서 김 감독을 만났다.

올 시즌을 4글자 혹은 속담으로 정리해달라고 했다. 바로 답이 튀어나왔다. '계속 전진'이었다. "우리 회사(모기업인 아프로파이낸셜)의 구호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현실적으로 우리팀에게는 돌아볼 '뒤'가 없었다. 시즌 직전에야 팀 선수들이 다 모였다. 그리고 앞만 보고 달렸다"고 말했다.

돌아볼 뒤가 없었던 신생팀이었기에 초반부터 부진했다. 개막 후 9연패에 빠졌다. 주위에서는 '신생팀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했다. 김 감독은 자존심이 상했다. "다들 '신생팀이기에 이해해준다'는 말을 하더라. 하지만 말만 그렇지 스포츠는 결과가 말한다. 신생팀이라고 이해해주지 않는다. 당시 변화가 필요했다"고 했다. 회사 윗선에서는 '삭발'을 제안했다. 김 감독은 거부했다. 삭발 자체가 식상한데다 크게 효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번지점프였다. 지난해 11월 27일 김 감독은 선수단을 이끌고 번지점프를 했다. 이어진 회식에서 김 감독은 "나만 믿고 따라와라.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일주일뒤인 12월 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러시앤캐시는 3대0으로 승리했다. 다들 우승한 듯이 기뻐했다. 김 감독은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말 짜릿한 승리였다"고 말했다. 이 승리를 계기로 선수단 사이에 '자신감'과 함께 주인의식'이 자리잡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 모두 자신들이 팀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더라. 그래서 서로 격려하며 끝까지 악착같이 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변화다"고 설명했다.

11승 가운데는 친정팀인 삼성화재에게 거둔 2승도 있었다. 김 감독에게 삼성화재는 특별하다. 1995년 삼성화재 창단멤버로 입단했다. 신치용 감독과 함께 팀의 겨울리그 9연패 위업을 이뤘다. 2006년 은퇴할 때까지 12년의 현역 생활 모두를 삼성화재에서 보냈다. 그런 그에게 삼성화재전 승리는 남다를만 했다. 2월 9일 삼성화재를 상대로 첫 승리를 일구자 주위에서는 난리가 났다. 축하의 인사가 쇄도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냉정했다 "큰 기쁨은 없었다. 그냥 이겼구나라는 생각만 했다"고 잘라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삼성화재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김 감독은 벌써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단은 19일 마지막 체력 테스트를 한 뒤 휴가를 갖는다. 4월 22일이 재소집날이다. 김 감독은 그 사이에도 쉴 수 없다. 신인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물색해야 한다. 팀을 떠날 선수도 골라내야 한다. 2~3명 퇴출을 피할 수 없다. 다만 이들을 위해 회사를 설득했다. 모기업의 정직원 자리를 부탁해 승낙을 받아냈다. 계속 배구를 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을 위해서는 실업팀에서의 자리도 마련했다. 4월 선수단이 재소집되면 그때부터는 지옥훈련이다. 김 감독은 "4월부터 10월까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 때 훈련이 그 시즌의 성적을 좌우한다"고 했다. 조심스레 다음시즌 예상 성적을 물었다.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4월부터 10월까지 훈련이 잘 된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겠다."
용인=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