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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맨체스터시티 공식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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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점-순위'를 욕심낼 경기가 아니었다. 이리 깨지고, 저리 치였던 리그에서의 '자존심'을 마지막으로 사수할 경기였다. 하지만 구긴 체면을 끝내 다림질하지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26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 0-3으로 완패하며 7위에 그쳤다.
전반 45'초' 만에 골이 나왔다. 사발레타가 캐릭을 끌어내면서 순간적으로 골대 앞이 뻥 뚫린 것. 하파엘이 몸을 던져 가까스로 방어했으나, 빠르게 제 자리를 찾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올라설 때는 라인 컨트롤이 정말 중요하다. 동료와의 거리를 촘촘히 유지하며 오프사이드 트랩을 형성하지 못한다면 재투입되는 패스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맨유는 이 덫에 걸려들었다. 이른 시각 득점에 성공한 팀은 두 부류로 나뉜다. 긴장이 풀려 루즈한 경기를 하는 팀, 더 강하게 휘몰아치는 팀. 2선의 힘을 바탕으로 한 맨시티는 후자였다.
맨시티는 윙어와 측면 수비의 연계가 워낙 좋았다. 한 명이 중앙으로 좁히면 다른 한 명이 측면 쪽으로 돌아 뛰면서 에브라를 괴롭혔다. 여기에 제코가 폭넓은 활동량을 보였고, 실바가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삼각 대형을 형성해 주었으니 패스 루트는 사통팔달(四通八達)이었다. 나스리-실바-나바스의 2선이 캐릭, 펠라이니, 퍼디난드 등이 버텼던 상대보다 무게중심이 낮고 기술도 뛰어나 조금 더 빠르고 정확한 플레이가 가능했던 것도 한몫 단단히 했다. 콤파니가 중앙선 윗 진영까지 전진해 압박에 동참했던 맨시티는 홈 팀 맨유를 가둬놓고 때렸다.
맨유의 패스는 뒤를 향하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의 흐름이 사그라질 때까지 볼을 지키고 숨을 고를 시간이 절실했다. 하지만 백패스의 남발은 한숨 돌릴 여유는커녕 숨이 턱까지 차는 압박만 불러왔다. ?무엇보다 맨유의 필드 플레이어는 상대를 등지고 볼의 진행을 살펴야 했고, 맨시티는 이를 정면에서 관망하며 밀고 나올 수 있었다. 게다가 데 헤아의 킥 불안까지 덮쳐 '맨시티 공격→맨유 볼 탈취→백패스→후방 처리→맨시티 리바운드'의 쳇바퀴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웠다. 수비 진영에서의 볼 처리 하나하나에 불안함이 흐르며 팀 전체가 요동쳤다. 어느 개그 프로의 유행어 마냥 '맨유님, 많이 당황하셨어요?'였다.
모예스 감독이 배치한 역삼각형 중원 조합의 문제가 컸다. 캐릭이 중앙 수비 앞을 홀로 지탱하기 위해서는 펠라이니-클레버리가 조금 더 많이 뛰는 축구를 해야 했다. 중원 장악은 물론 측면 커버도 뒤따라야 했지만, 맨시티를 헤매게 할 '버뮤다 삼각지대'는 없었다. 공격적으로 좋았던 것도 아니다. 마타가 내려와 볼을 배급하는 장면에서 수적 싸움의 승패는 오롯이 클레버리에 달려 있었다. 전반 막판 연결고리 역할을 아주 짧게 해낸 것 외엔 전체적으로 상대 압박을 분산하는 유효한 움직임이 부족했다. 볼을 달라고 두 손을 내보였으나, 포지셔닝이 조금씩 늦어 패스 흐름에 녹아들지 못했다. 패스&무브는 꿈도 못 꿀 상황이었다.
맨유는 후반 들어 클레버리 대신 카가와를 투입해 4-3-3에서 4-2-3-1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하지만 성과가 나타나기도 전 맨시티의 코너킥 두 방에 휘청했고, 추가 실점을 허용한다. 첫 장면에서는 콤파니를 담당했던 펠라이니가 공중볼을 선점하지 못하며 페르난지뉴의 슈팅을 헌납했다. 두 번째도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있었다. 콤파니가 마킹을 풀어헤치고 뒤로 향하던 중 중앙에서 돌아들어 오던 제코에게 크로스가 걸렸다. 퍼디난드가 이 움직임을 완전히 놓쳤고, 펠라이니와의 동선까지 살짝 중복돼 확실한 처리를 보여주지 못했다.
발렌시아와 치차리토까지 가세했다. 하지만 경기 내내 그랬듯 맨유는 공격진의 간격이 너무 넓었고, 개인이 볼을 갖고 내달리는 거리나 시간이 상대에 비해 지나치게 길었다. 맨시티는 피치 곳곳에서 조금 더 부지런한 모습을 보였고, 특정 지역에서 순간적인 수적 싸움에서 늘 우세했다. 맨유의 드리블이 맨시티 수비 2-3명에 둘러싸이는 장면이 많았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루니가 아예 중앙으로 내려가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냈으나, 캐릭의 수비 범위는 이미 눈에 띄게 줄었다. 플랫 4가 전진해 허리를 메우지도 못한 상황, 야야 투레의 슈팅은 세 번째 실점으로 이어졌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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