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포지션은 수시로 바뀌었다. 일종의 '돌려막기'였다. 일반적인 선수라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질법했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어느 자리에 서든 자신의 몫을 확실하게 해냈다. 다들 엄지를 치켜들었다. 조원희(경남)가 제주에서 자신의 클래스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조원희는 3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5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했다. 첫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이창민과 함께 중원에 서서 공수를 조율했다. 역시 베테랑답게 노련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원희가 허리에 있을 때 경남은 제주의 막강 미드필더들에게 밀리지 않았다. 첫번째 변화가 있었다. 전반 20분 경남의 오른쪽 풀백 권완규가 다쳤다. 조원희는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비에 힘을 보탰다. 비록 전반 23분 제주 송진형의 골을 막지는 못했지만 그 외의 위험 상황은 만들지 않았다.
경기는 요동쳤다. 경남은 후반 들어 다시 조원희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렸다. 조원희가 오자 경남의 허리는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조원희는 패스의 시작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허리가 안정되자 경남은 공세를 펼쳤다. 후반 18분 경남의 스토야노비치가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후 제주는 황일수와 김 현을 투입하며 공격에 힘을 실었다. 수비벽 바로 앞까지 내려간 조원희는 제주의 파상공세를 차단했다. 베테랑의 활약에 경남 선수들도 힘을 냈다. 제주의 파상공세를 몸을 던져 막아냈다. 경남은 제주 원정에서 1대1로 비겼다. 소중한 승점 1점을 얻고 돌아가게 됐다.
이차만 경남 감독은 조원희 칭찬에 침이 마를 정도였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조원희가 들어온 것은 경남의 복이다"라며 "어린 선수들을 잘 리드해주고 있다. 군대로 치면 장군감이다"고 극찬했다.
조원희는 담담했다. 경기가 끝난 뒤 "우리 팀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뛰는 것밖에 없다. 경남의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에 와서 어린 선수들의 열정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서귀포=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