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이 안터지니 속만 터진다. 김봉길 인천 감독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인천은 13일 수원전에서 0대3으로 패했다. 패도 패지만, 무득점 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인천은 이날 득점에 실패하며 7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했다. 대전 시티즌이 2008∼2009년에 걸쳐 세운 K-리그 연속 경기 무득점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전까지 6경기이던 구단 자체 연속 경기 무득점 기록도 깼다. 계속된 득점 실패 속에서 인천은 4무4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백약이 무효다. 김 감독은 득점력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처방을 내놓았다. 처음에는 측면에서 크로스를 강조했다. 크로스만 늘어나고 슈팅이 줄었다. 그 다음에는 문전에서 세밀한 플레이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상대 수비에 막혀 여의치 않았다. 슈팅 훈련에도 총력을 기울였지만, 경기 중 좋은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매경기 다른 조합으로 공격라인을 꾸리지만 골이 터지지 않는다. 김 감독은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보고 있다. 그러나 골이라는게 의지나 계획으로 만들 수 있는게 아니다 보니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더욱 김 감독을 답답하게 하는 것은 반전의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사실 지난시즌 인천의 돌풍에는 득점 루트의 다양화가 한 몫을 했다. 주포가 많은 골을 넣기 보다는 여러 선수들이 고비마다 골을 터뜨렸다. 바꿔말하면 확실한 골루트가 없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니콜리치라는 타깃 스트라이커를 영입했다. 하지만 니콜리치의 기량은 낙제점에 가깝다. 또 다른 외국인선수 주앙파울로는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이보 역시 쉬운 찬스를 놓치고 있다. 국내파들 역시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무득점 경기가 계속되자 자신감 마저 떨어졌다. 찬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인천이 매경기 좋은 장면을 여러차례 만들지만 마무리가 아쉽다"고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있게, 냉정하게 슈팅을 때리라'고 주문하고 있지만, 자신감이 없다보니 주변에 내주는 경우가 많다. 골을 넣겠다는 집념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 부분이 결여돼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김 감독이 내놓을 수 있는 해법은 믿음 뿐이다. 그는 "지금 어디서 새로운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결국 뛰는 선수들을 믿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어느 시점에 골이 터지느냐, 인천의 시즌 초반을 결정짓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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