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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은 어둠이었다.
데얀과 하대성의 이적, 아디의 은퇴, 몰리나의 부상, 힘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은 야속하게도 적중했다. 그림자는 컸다. 최 감독도 불면의 나날을 보냈다. 비로소 그들이 없는 '뉴서울'이 안정을 찾고 있다.
최 감독의 눈물이 있었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끝에 찾은 희망이었다. 야심차게 꺼내든 스리백에 선수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자 잠시 접었다. 그리고 다시 포백과 스리백의 혼용으로 변화를 줬다. 데얀의 존재로 지난해까지 기회를 잡지 못한 스트라이커 김현성(25)과 박희성(24)을 중용했다. 중원의 이상협(24) 최현태(27) 등의 출전시간도 늘었다. 베테랑인 김치우(31)는 주전으로 발돋움했고, 최효진(31)에게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잃어버린 세월이 있어서 기회를 줘야 했다.
최 감독으로선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칼을 꺼내들었다. '비밀 병기' 윤주태(24)를 원톱으로 기용했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 2부 FSV 프랑크푸르트에서 두 시즌을 활약한 후 올시즌 서울에 입단한 신인이다. 그를 활용하진 않았지만 그동안 골결정력은 팀내 최고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선수다. 윤주태는 서울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선발 출격한 베이징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렸다. 수원전에서도 상대 수비라인을 뒤흔들며 맹활약했다.
경기력에 기복을 보인 기존 선수들과는 채찍과 당근으로 교감했다. 중원의 핵 고명진(26)을 비롯해 김치우 최효진과 줄다리기를 했지만 품에서는 내보내지 않았다. 포옹했고, 이들의 말에 귀를 열었다. 고명진과 김치우의 경기력이 살아난 것은 2연승의 도화선이었다. 또 최고참 김용대(35)와 '해피바이러스' 차두리(34), 주장 김진규(29)와의 소통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졌다.
과정에서 상처를 받은 선수는 없었다. 동시에 수면 아래의 서울의 자존심을 일깨웠다.
최 감독은 "일정 자체가 선수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타이트하다. 하지만 결국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웃었다. 서울은 30일 FA컵 32강전에 이어 K-리그 클래식, ACL 16강 1차전을 차례로 치른다.
갈 길은 여전히 멀다. 변신과 사투를 벌이는 최 감독의 실험은 계속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