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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4장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쥐고 있다.
단판 승부다. FA컵은 클래식 팀들에 치명적인 유혹을 갖고 있다. 32강→16강→8강→4강→결승전, 5경기만 승리하면 우승이다. ACL에 출전할 수 있다. '저비용 고효율'의 무대다. 그러나 올해 FA컵의 세태는 또 달라졌다. 통상 클래식 팀간에는 16강전부터는 만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무작위 추첨으로 명암이 엇갈렸다. 눈여겨 볼 흥미로운 매치가 곳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하부리그 팀들과 대결하는 클래식 팀들은 이기면 본전, 패하면 망신이다.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FA컵의 반란은 심심찮게 일어났다. '칼레의 기적'이 대명사다. 1999~2000시즌의 프랑스 FA컵이었다. 정원사, 수리공 등으로 구성된 4부리그의 칼레는 2부 리그 칸, 릴에 이어 1부 리그 스트라스부르와 디펜딩챔피어 보르도마저 꺾고 결승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클래식 12개팀 가운데 6개팀들이 '운'좋게 하부리그 팀들과 대결한다. 제주는 수원FC(챌린지), 울산은 숭실대(대학), 부산은 서울중랑코러스무스탕(챌린저스리그), 성남은 대구(챌린지), 2년 연속 FA컵을 제패한 포항은 FC안양(챌린지), 경남은 강릉시청(내셔널리그)과 격돌한다. 원정경기를 치러야 하는 포항과 경남은 부담이 있다. 안양과 강릉시청은 각 리그에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지난해까지 1부를 누빈 대구의 전력도 만만치 않아 성남으로선 껄끄럽다. 대학의 패기도 볼만하다.
서울중랑코러스무스탕은 챌린저스리그의 팀이다. 챌린저스리그를 누비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축구가 본업이 아니다. 삶은 터전이 따로 있다. FA컵 32강에 오른 것 자체가 영광이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지만 경기는 경기다. 그들도 이변을 꿈꾸고 있다.
클래식의 얄궂은 만남
클래식 6개팀은 얄궂은 만남이다. 전남과 전북의 '호남더비', FC서울과 인천의 '경인더비'가 성사됐다. 상주는 수원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전남과 전북, 상주와 수원은 올시즌 이미 만났다. 전북이 전남 원정에서 2대0으로 승리한 가운데 상주와 수원은 2대2로 비겼다.
관심은 '경인더비'다. 2연전이다. FA컵 32강에 이어 이번 주말인 5월 3일 클래식 11라운드에서 또 충돌한다. '경인더비'가 라이벌전으로 떠오른 데는 이유가 있다. 서울과 인천은 지난해 리그에서 4차례 만나 두 번이나 3대2 펠레스코어를 연출했다. 3월 9일에는 인천, 8월 10일에는 서울이 승리했다. 이후 두 차례 대결은 0대0, 2대2로 비겼다.
인천은 올시즌 클래식에서 4무6패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꼴찌다. 서울은 27일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승리해 반전에 성공했다. 클래식 2승째를 챙겨 10위로 한계단 상승했다. 인천은 배수진을 쳤고, 서울도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양보없는 혈투가 기다리고 있다.
FA컵 '더블 헤더'
프로와 아마추어가 참가하는 대회라 이색 'FA컵 더블 헤더'도 등장했다. 30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는 오후 3시 강원FC-홍익대, 오후 7시 강릉시청-경남전이 연속으로 펼쳐진다. 학원 축구가 아닌 성인 무대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강원과 강릉시청은 홈경기장인 강릉종합운동장을 함께 쓴다. 지난해 2부에서 1부로 추락한 강원의 경우 강원도 전역이 홈구장이지만 FA컵 무대는 강릉을 선택했다.
FA컵은 기회의 무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