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박지성 "내 평점은 7점, 2002년 가장 즐거웠다"

기사입력 2014-05-14 12:36


'박지성이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박지성이 14일 경기도 수원 박지성축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깜짝 은퇴를 선언했다. 올 시즌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 에인트호번에서 1년 간의 임대 생활을 마친 박지성은 원 소속팀 잉글랜드 퀀즈파크 레인저스로 복귀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네덜란드 언론은 무릎 부상에 시달린 박지성이 은퇴를 선언할 것으로 보도 했었다. 기자회견장에서 은퇴에 대한 소감을 말하고 있는 박지성.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5.14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33·PSV에인트호벤)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박지성이 14일 경기도 수원의 박지성 축구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오늘 공식적으로 선수 생활을 끝낸다는 말씀을 드리려 한다. 2월부터 은퇴 생각을 했었다. 지속적으로 축구를 할 수 없었다. 무릎 상태가 다음 시즌까지 버티기 힘들었다. 그런 상태로 경기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화를 처음 신은 그는 2014년, 25년 축구인생의 마침표를 찍었다. 세류초-안용중-수원공고-명지대-교토상가(일본)-에인트호벤(네덜란드)-맨유(잉글랜드)-퀸즈파크레인저스(QPR)-에인트호벤으로 이어진 긴 발걸음을 끝냈다.

화려한 족적, 그리고 33세. 아직 은퇴하기에 이른 시점이지만 박지성은 결단을 내렸다. 무릎 부상 때문이었다. 조금만 무리하면 무릎에 금방 탈이 났다. 경기를 치르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통증이 심해진다.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이유도 무릎 때문이다. 장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면 무릎에 물이차는 속도가 빨라졌다.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고 3년간 소속팀에 집중하며 선수생활을 연장했지만, 더이상 버티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박지성은 "은퇴를 해서 후회나 섭섭한 부분은 없다. 다만 부상을 안당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했다. 눈물이 날까 싶었는데 어제도, 오늘도 눈물이 안난다. 팬들 성원 덕분에 좋은 선수생활을 한 것 같아 감사들인다. 축구 선수 박지성의 인생은 여기서 끝나지만 많은 분들에게 받은 사랑 어떻게 돌려드릴지 고민할 것이다. 진심으로 그동안 성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박지성의 은퇴식에는 그가 그동안 입었던 유니폼이 차례대로 진열됐다. 세류초등학교부터 마지막 에인트호벤 유니폼, 그리고 에인트호벤에서 마지막으로 뛰었던 당시 신었던 축구화와 축구공까지 박지성의 은퇴식을 함께 했다. 앞에 있는 유니폼을 보며 박지성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 올렸다. "어느 한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2002년 월드컵을 꼽고 싶다. 국가대표와 월드컵이 꿈이었다. 막내여서 부담도 없었고 가장 즐거운 축구를 했다. 소속팀마다도 기억이 남는 순간이 있다. 2004~2005시즌 에인트호벤과 맨유에서의 마지막 우승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25년 축구 인생에 대한 평점도 내렸다. 박지성은 "평점은 10점 만점이면 좋겠지만 완벽한 선수는 없다. 나도 완벽하지 않고 부족함이 많았다. 7점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수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결혼, 구체적인 일정은?

결혼식은 서울 W호텔에서 한다. 나머지 구체적인 상황은 스튜디오에 연락하면 알 수 있다.

-자녀계획은?

상의를 안해봐서 모르겠다. 힘 닿을때까지 열심히 노력해보겠다. 프로포즈는 크리스마스때 한 걸 김민지 전 아나운서가 밝혔다. 프로포즈 장소는 박지성축구센터에서 했다. 꽃다발과 반지와 편지로 프로포즈를 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은퇴를 했기에, 먼저 휴식을 취하면서 뭘 할 수 있는지, 뭘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은퇴를 결정한 시점은?

은퇴를 생각하게 만든 시점은 올 2월인것 같다. 무릎 상태가 전혀 좋아지지 않고 경기를 하고 나서 바로 운동할 수 없고, 휴식을 4일 정도 취해야 하다보니 과연 내가 내년에도 경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때부터 생각했다. 무릎이 나아지지 않았지만 경기를 계속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았다. 수술을 해서라도 다음 시즌에서 경기를 할 수도 있었는데 수술하고 회복하면 오래 걸린다. 100% 완쾌도 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 방법은 고려하지 않았다. 남은 선택은 은퇴밖에 없었다. 은퇴를 한다고 해도 계약이 있었기 때문에 QPR과 관계가 있어서, 구단주를 만났다. 모든 상황을 설명했고, 흔쾌히 받아들여줘서 은퇴를 할 수 있게 됐다.

-김민지 아나운서와 오늘 어떤 얘기를 했는지?

현재 백수생활을 즐기고 있다. '기자회견 잘 하고 와라,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 앞으로 잘해주겠다'고 얘기하더라. 나로인해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게 된게 미안하다. 그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행복하게 해주겠다.

-월드컵 D-30일, 후배들에게 해주고싶은 조언은?

이미 월드컵 경험한 선수도 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장에서 경기력을 보여주는게 중요하다. 현재부터 부상 조심하고 컨디션 조절 잘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에인트호벤 1년 추가 임대 얘기는?

내가 요청한 적은 없다. PSV 구단에서도 직접적으로 요청한게 없다. 내 선택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 적은 있다. 내 상황을 설명했고 구단도 그걸 이해했다. QPR도 구단주와 얘기를 나눴다. 이미 의사를 표현했었기 때문에 PSV에서 임대 요구를 더 한게 없다

-축구 인생 어떤때로 돌아가고 싶은지?

단연 2002년 월드컵이다. 어렷을 때부터 국가대표가 꿈이었고, 월드컵이 꿈이었다. 막내여서 어떤 부담감도 없었고, 가장 즐거웠던 축구를 했다.

-지도자 계획은?

지도자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지도자 자격증도 없고 그래서 지도자 할 수도 없다. 지도자 이외의 일들을 하게 될 것이다. 행정가를 꿈꾸는 건 사실이지만 정확하게 목표가 되지는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간에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할 것이다. 목표를 이루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그 때까지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선수 생활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운이 좋았다. 운이 좋아서 다행이다

-해설가 계획은?

해설가를 생각하지 않았다. 하게 된다면 선수 비판을 너무 많이 하게 될 것 같다. 후배들에게 그럴 수 없다.

-에인트호벤 코리안투어에서 국내팬들에게 인사를 하게 됐다

PSV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경기는 마지막이 될 것 같다. 6월 자선경기, 7월 25일 국내에서 K-리그와 같이 경기를 할 예정이다. 7월 경기가 국내팬들에게 보여줄 마지막 기회일 것 같다. 에인트호벤 유니폼을 입고 국내에서 두번째다. 첫 번째는 경기 결과도 좋았다. 그슌와 많은 변화가 있지만 국내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

-'제2의 박지성'을 꿈꾸는 선수들에게?

뭐를 해야 나처럼 된다는건 없다. 자기 축구 스타일이 다르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건 선수로 얼마나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가이다. 유혹을 떨쳐내고 집중하는게 중요하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면 누구나 가능성이 있다.

-클럽팀 득점-승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많은 골을 넣진 않았다. 소속팀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 2004~2005시즌 에인트호벤 시즌, 맨체스터에서 마지막 우승을 했을 때도 상당히 기억에 남는다. 일본에서도 마지막 시즌이 기억에 남는다. 각 팀마다 기억에 남는 시즌들이 있다. 이번 마지막 시즌은 그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K-리그가 위기인데?

K-리그가 침체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해외에 나갔다. 이미 K-리그는 아시아에서 수준 높은 리그라는 걸 ACL에서 증명하고 있다. 유럽파와 K-리거의 기량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단, 경험에서는 차이가 날 것이다. 해외파는 다른 나라의 경기 스타일을 많이 보고 느끼고, 대처할 방법을 경험한다. K-리거는 범위가 아시아로 좁혀진다. 그 차이가 있지만 실력 차이는 크지 않다. K-리그에서 대표팀에 뽑힐 선수들은 이미 능력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아쉽거나 후회되는 순간은?

무릎 부상이 가장 아쉽다. 그 외에는 아쉬운 순간이 없다.

-월드컵 팬의 입장에서 보게 됐는데?

어렷을 때 대표팀에서 뛰기 전에 월드컵을 바라보는 느낌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월드컵 경험을 했기에 분위기나 선수들의 느낌을 알고 있다. 월드컵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팀을 더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된다. 브라질에 가게 될지 안될지는 아직 정확하게 모르겠다.

-다시 입고 싶은 유니폼은?

두가지 유니폼을 입고 싶다. 하나를 꼽으라면 당연히 대표팀 유니폼이다. 어렷을때부터 국가대표가 꿈이었다. QPR 유니폼도 입고 싶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무릎 부상 이유는?

무릎은 경기중 다친게 아니다. 일본에서부터 좋지 않았다. 두번의 수술을 하게 됐다. 자연적으로 무릎에 무리가 간 것 같다.

-부모님의 생각은 어떨 것 같나?

아버님은 더 했으면 하실 것 같고, 어머니는 내가 부상한걸 많이 봐서 아쉬워하지 않으실 것 같다. 여기까지 오는데 부모님의 도움이 컸다. 항상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진 빚 갚으면서 살아갈 생각이다. 그동안 감사했고 사랑합니다.

-올스타전 참가에 대해 설명해달라

아직 자세히 설명할게 없다. 7월 25일에 한다는것만 확정됐다. K-리그 선수들과 한다. 프로연맹과 협의 중이다. 그 경기가 마지막으로 팬들과 만나는 경기가 될 것 같다.

-포스트 박지성에 대한 생각은?

예전에 김보경 손흥민이라고 했는데 굳이 이제 제2의 박지성이라는 칭호를 붙일 필요가 없다. 그 선수들은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이다. 제1의 김보경이고 제1의 손흥민이 됐다.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이 어떻다고 평가하는가?

선수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다. 그걸 극대화 하는게 중요하다. 내 장점은 활동량이었다. 내가 현란한 테크니션이 아닌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 방식대로 축구를 즐겁게 했다.

-선수 생활을 평점으로 매긴다면

평점은 10점 만점이면 좋겠지만 완벽한 선수는 없다. 나도 완벽하지 않고 부족함이 많았다. 7점을 주고 싶다.

-국민적 관심이 부담으로 작용했나?

부담이 안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행히 유럽에 있어서 부담 강도가 줄었다. 대표팀 경기할때는 피부로 느꼈지만 대표팀 선수라면 누구나 가지고 가야 할 문제다.

-K-리그에서 뛰지 못한게 아쉬울 것 같은데

K-리그에 대해서 생각 안한건 아니다. 주변 말도 이어서 분명히 생각한 적이 있다. K-리그에 진출할 상황이 딱 한 번 있었다. 무산되면서 올 수 없었다. K-리그에 진출했다면 아마 팬들이 원하는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했을 것이다. K-리그 경험이 없어서 스타일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그래도 흥행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대표팀 은퇴식 계획은?

아시안컵때 후배들에게 헹가래를 받았다. 대표팀에서 뛰는건 힘들 것 같다. 대표팀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단계고 그럴 여력도 없다. 시간이 많이 지나면 내가 뛰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해외에서 뛰면서 가장 껄끄러웠고, 고마웠던 선수는?

껄끄러운 선수는 없었다. 개인적으로 내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경기를 망치는 경기는 있었다. 고마운 선수는 많다. 많은 도움을 줬고, 내가 더 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조언도 해줬다. 나에게 안좋은 얘기를 한 선수들조차 내가 유럽에서 살아남고 성장하는데 좋은 약이 된 것 같다.

-브라질월드컵에 도전하는 대표팀에게 조언을 한다면?

내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 대표팀이 8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들었다. 16강 했으니 당연히 그 다음은 8강일 수 있는데 월드컵은 어려운 대회다. 8강을 목표로 하는건 맞는데 이번이 될지 다음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문제다. 현 대표팀이 월드컵 경험이 많지 않다는걸 알지만 올림픽을 통해서 결과를 얻고 자신감을 얻었기에 월드컵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16강을 가느냐가 첫 번째 과제다. 첫 경기에서 이기면 어린 선수들이라 상승세를 탈 수 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것이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유럽 팀들의 장단점을 많이 알고 있을 테니 정보를 공유했으면 좋겠다. 코칭스태프도 월드컵 경험이 많기 때문에 경험 부분은 메워줄 수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스승과 조언은?

모든 지도자에게 감사하다. 내가 성장하면서 그 분들에게 지도 받은것 자체가 운이 좋았다. 한 명이라도 빠졌으면 지금 이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은 히딩크 감독님이다.

월드컵에 출전할 기회를 주시고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데려가주셨다.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퍼거슨 감독님도 세계 최고의 레벨에서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게 해줬다. '축구는 덩치가 크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기억 나고 히딩크 감독님이 해주신 말도 기억난다. "언젠가 영국이나 스페인 등 큰 리그에서 뛸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해주셨다. 유럽에서 좋은 성적을 낸 감독의 말이라 믿었고 그렇게 돼서 기쁘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 내가 있을 때 믿음이 가는 선수라고 생각해줬으면 영광스러울 것 같다.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 있다면 좋은 선수 생활을 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