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컵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불이 나 경기가 중단되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했다. ⓒ유튜브
날름거리는 화염이 피치를 뒤덮었다. 경기를 벌이던 선수들은 대피한 가운데, 관중들은 자욱한 연기 속에서도 평소처럼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불가리아 컵 대회 결승전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컵대회 결승전은 이번 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한 루도고레츠 라즈그라드가 시즌 '더블'에 도전하는 자리였다. 상대팀이 보테프 플로디프는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으로 평가받았지만, 보테프의 서포터즈들은 격렬한 응원에 나섰다.
문제는 보테프가 루도고레츠의 로만 베흐작에게 골을 허용한 후반 13분이었다. 분노한 보테프의 서포터즈들은 손에 들고 있던 응원도구들을 그라운드로 줄줄이 집어던졌다. 하지만 기껏해야 물병이나 응원수건, 혹은 쓰레기를 던지는 다른 나라 팬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보테프의 팬들은 '플레어(불꽃)'을 집어던졌기 때문.
그라운드에 떨어진 불꽃은 광고판과 그 주변에 떨어진 종이들에 옮겨붙어 무섭게 타올랐다. 화염은 순식간에 그라운드를 뒤덮었다. 주심은 급히 경기를 중단시켰고, 선수들은 벤치로 철수했다. 하지만 보테프의 서포터즈들은 축구장 전체를 가득 메운 연기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응원에 열중했다. 마치 플레어를 던진 것 자체가 응원 행위의 일종인 듯 했다.
결국 주최 측은 소방차를 요청했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가까스로 그라운드의 불을 진압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흥분한 보테프의 일부 관중들은 그라운드에 난입, 흩어지는 연기 속에서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녔다. 이들은 보테프 선수들이 직접 나서 말리고서야 관중석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