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 신인들이 돌아왔다

기사입력 2014-05-20 07:27


지난달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경남의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30분 득점에 성공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이재성. 사진제공=전북 현대

대학 혹은 실업 무대를 벗어나 K-리그에 입성한 신인선수들은 리그를 새롭게 만들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그런데 지난 몇년간 K-리그는 신인선수들의 무덤이었다. 신인왕 수상자였던 윤빛가람(2010년), 이승기(2011년), 이명주(2012년)를 제외하고 이렇다할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없었다. 우수 자원들이 대부분 해외진출을 꾀하며 K-리그에 인재 부재 현상이 나타났다. 설상가상으로 승강제가 도입으로 신인들이 투입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됐다. 강등이 현실로 다가오자 각 팀들이 '안정'을 첫번째 덕목으로 삼았다. 불확실한 신인 대신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 여기에 컵대회마저 폐지되며 사실상 신인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무대가 사라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2013년부터 '신인상'을 폐지하고 '영플레이어상'을 신설했다. '영플레이어상'은 23세 이하(1991년 이후 출생), 국내외 프로축구에서 3년 이내 활약한 선수에게 주어진다. 신인상 후보가 줄어들어 문을 넓힌 것이다.

그러나 올시즌은 다르다. '진짜 신인'들의 열풍이 거세다. 일단 자유계약파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K-리그팀들은 2월말까지 신인선수 2명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 각 팀이 필요한 선수들을 직접 선택해 데려온만큼 활용도가 높다. 전북의 멀티맨으로 자리잡은 이재성을 비롯해, 안용우(전남) 홍동현(부산) 송수영 우주성(이상 경남) 등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재성은 '스타군단'인 전북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왼쪽 윙, 섀도 스트라이커,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팀이 필요한 포지션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리그 10경기에 나서 1골-1도움을 올렸다. 전남의 왼쪽을 접수한 안용우도 11경기에서 2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전남 돌풍의 주역 중 하나다. 경남의 신인 살림꾼 듀오 송수영과 우주성도 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됐다. 홍동현도 부산 중원 한자리를 꿰찼다. 윤성효 감독이 전반기에 가장 성장한 선수로 꼽을 정도다.

드래프트파의 활약도 이에 못지 않다. 1순위로 울산 유니폼을 입은 김선민은 조민국 감독의 황태자다. 김선민의 부상 이후로 울산이 부진에 빠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가 차지하는 팀내 비중을 알 수 있다. 왕성한 기동력과 영리한 축구지능을 앞세워 K-리그에 빠르게 적응했다. 1순위로 서울에 입단한 '독일파' 윤주태도 최용수 감독의 공격옵션으로 자리잡았다.

올시즌 우선지명으로 입단한 손준호는 포항의 유일한 신인이다. 포항 중원의 터줏대감인 황지수를 위협할 정도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8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 중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 중이다. K-리그 챌린지로 범위를 넓히면 '선두' 대전 시티즌의 '슈퍼루키' 서명원(자유계약)을 필두로 강원의 서보민(자유계약), 수원FC의 정민우(2순위)도 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기존 선수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새얼굴들의 활약으로 K-리그가 한층 풍성해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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