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리더 구자철, 브라질 선봉장 낙점

기사입력 2014-05-22 07:34


2014브라질월드컵 대표팀 구자철이 21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헤딩훈련을 하고 있다. 30일 미국전지훈련을 떠나는 대표팀은 28일 튀니지를 상대로 국내 최종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파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5.21/

구자철(25·마인츠)은 홍명보호 부동의 캡틴이었다.

주장 완장은 언제나 그의 몫이었다. 2009년 이집트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을 시작으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그라운드의 사령관 역할을 맡았다. 홍명보 감독의 신뢰가 밑거름이었다. 누구 못지 않은 책임감과 성실한 플레이, 동료들과의 소통 능력이 장점으로 꼽혔다. 라커룸에선 넉살좋은 수다로 분위기를 주도하며 선수들 사이에서 '구줌마'라는 별명도 얻었다. A대표팀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지난 12일부터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시작된 선수단 훈련에서도 구석구석을 돌며 동료들과 소통했다. 타고난 대장 기질을 숨기지 않았다.

예상대로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리더는 구자철이다. 홍 감독은 21일 오전 파주NFC에서 가진 선수단 미팅에서 주장에 구자철, 부주장에 이청용(26·볼턴)을 각각 선임했다. 홍 감독은 "구자철은 그동안 각급 대표팀을 거치며 선수들의 중심 역할을 했다. 선배들과 관계도 좋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자철이 동기생에 비해 생일이 빨라 항상 한 살 많은 형 역할을 했다. 그래서 청소년팀, 올림픽팀에서 주장 역할을 맡겼다"며 "구자철은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다. 성격도 좋다"고 덧붙였다. 곽태휘(33·알힐랄) 박주영(29·왓포드) 등 고참 선수들에게 주장을 맡기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나도 대표팀에서 주장을 해봤지만, 그땐 나이가 많아 내 몸 관리하기도 힘들었다. 주장까지 해 더 힘들었다." 구자철에게 모든 짐을 맡기지 않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원팀(One Team)'의 정신을 강조했다. 홍 감독은 "주장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스트레스가 많은 자리"라며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1명에게 의지하기 보다 23명의 리더십을 원한다'고 이야기 했다. 모든 선수 자신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책임지기를 원한다. 자율 속에 규율이 있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는 물이 다르다. 월드컵은 내로라 하는 스타들이 각축을 벌이는 최고의 무대다. 때문에 태극전사 리더의 자리도 가볍지 않았다. 홍명보(2002년 한-일월드컵)-이운재(2006년 독일월드컵)-박지성(2010년 남아공월드컵)이 거쳐갔다. 주장 계보를 이어 받은 구자철도 웃음기를 지웠다. "감독님이 저를 믿고 주장 자리를 주셨다고 생각한다. 팀을 잘 이끌겠다는 생각 뿐이다. 월드컵을 목표로 하는 팀인 만큼, 좀 더 진중한 (주장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리더십에 대한 가치관은 확고하다. 구자철은 "주장이라고 해서 다른 선수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원들을 대표함과 동시에 책임감을 갖고 통솔을 해야 하는 자리"라며 "선수들과의 경쟁 속에 개인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데도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각급 대표팀을 거치면서 맡았던 주장과의 차이점에 대해선 "내 역할에 충실하고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그간 주장을 맡으면서 배운 점"이라며 "감독님이 미처 알지 못하는 선수들 내부의 문제도 잘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의 문화는 항상 겸손하면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찾고 돕는 것이다. 개인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고난 리더십은 이집트, 런던 신화의 밑거름이 됐다. 구자철은 브라질에서도 신화창조의 선봉장을 꿈꾸고 있다.
파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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