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홍명보호가 알제리의 가상 상대인 튀니지와 평가전을 갖는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튀니지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된 박주영이 벤치로 향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무려 2년여 만이었다.
박주영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 선발로 나서 후반 30분까지 75분 간 활약했다. 박주영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것은 올림픽대표팀 와일드카드 시절인 지난 2012년 7월 14일 뉴질랜드전 이후 684일 만이다. 성인 대표팀 소속으로 A매치를 치른 것은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 간다. 2012년 2월 29일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최종전이 마지막이었다. 병역 문제와 소속팀 아스널에서의 부침, 셀타비고(스페인) 왓포드(잉글랜드) 임대 등 고난의 연속이었다. 발등 염증으로 지난 4월 초 조기 귀국해 치료를 마친 뒤에도 활약여부에 의문부호가 따라 다녔다.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개인훈련을 소화하며 절치부심했다. 개인 훈련을 거르지 않았고, 팀 훈련도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 2주간의 파주 담금질을 마친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튀니지전 최전방에 내놓을 카드로 박주영을 뽑아 들었다. 대표팀 합류 뒤 꾸준히 몸을 만들면서 쾌조의 훈련 모습을 보였던 박주영을 향한 홍 감독의 신뢰이자 시험이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연계플레이다. 좌우 측면의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과 유연한 패스, 포지션 체인지로 공격의 활로를 만들었다. 중앙에 선 구자철(마인츠)과의 콤비네이션 플레이는 안정감과 노련함이 돋보였다. 감각도 서서히 살아나고 있음을 증명했다. 후반 3분 튀니지 수비수 2명을 앞에 놓고 있던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슛으로 정확하게 골문 구석을 노렸다. 골키퍼 선방에 걸려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타고난 골감각을 증명할 만한 장면이었다. 최전방 뿐만 아니라 2선 중앙과 좌우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활동반경 역시 좋았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첫 번째는 스피드다. 측면과 중앙에서 볼을 잡은 뒤 순간적으로 치고 나아가는 스피드가 모자랐다. 탄력을 받아 펼치는 개인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보니 1대1 상황에서 상대 수비에 막히는 경우가 잦았다. 상대 밀집수비 상황에서 쉽게 활로를 개척하지 못했다. 두 번째는 과감함이다. 수비를 깨는 돌파나 중거리슛이 없었다. 파워도 100%가 아니었다. 상대 수비를 등진 채 경합하는 상황에서 동료에게 볼을 연결하는 장면은 좋았지만, 힘의 대결에서 승리하진 못했다. 2012년 11월 30일 알메리아와의 스페인 코파델레이(국왕컵) 32강 2차전 이후 단 한 차례도 없었던 풀타임 소화를 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박주영의 튀니지전 별점은 5점 만점에 3개다. 2주 간 파주에서 담금질한 조직력은 합격점을 줄 만했다. 하지만 본선 조별리그 H조에서 상대를 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스피드와 파워가 부족했던 게 감점 요인이다. 다만 튀니지전에서 얻은 실전 감각과 긍정적인 면들은 본선에서 나머지 별 2개를 채우기에 충분한 가능성이다. 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