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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의 세인트토마스대학 운동장. 하루 전 가나와의 평가전에 선발로 나선 선수들과 함께 몸을 풀던 박주영(29·아스널)은 선두에 뛰던 후배 윤석영(25·퀸스파크레인저스)에게 다가갔다. 운동장 한 바퀴를 돌 때까지 선후배의 대화가 이어졌다. 다시 돌아온 한 바퀴, 박주영이 속도를 늦추는가 싶더니 맨 뒤의 기성용(25·스완지시티)에게 말을 걸었다. 이내 수다꽃이 피었다. 웃음 섞인 대화가 그라운드를 휘감았다. 박주영의 모습은 '수다쟁이 아줌마'와 다를 바 없었다.
선수들 사이에 박주영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뛰어난 실력과 오랜 프로 경력 때문만이 아니다. A매치를 치르기 위해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모일 때마다 후배들을 달고 다닌다. 무게만 잡진 않는다. 스스로 후배들에게 다가가 대화를 나누고 장난도 친다. 무한경쟁 속에 바짝 긴장했던 선수들은 이내 얼굴에 웃음을 머금곤 했다. 마이애미에서도 박주영은 '리더'였다. 숙소에서 저녁식사 뒤 주어진 자유시간 곽태휘(33·알힐랄)와 함께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고 의견도 주고 받았다. 고참 선수들이 '캡틴' 구자철(25·마인츠)을 도와 구심점 역할을 해주길 원했던 홍 감독의 바람이 실현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 간 자율토론은) 2011년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장면"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곽태휘는 "형이나 선배라서 그러는 게 아니다. 선수 입장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다른 선수들도 자극을 받고 동기부여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