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무관심이 홍명보호의 승리 의지를 더욱 불지필 수 있을까.
홍명보호가 브라질 이구아수 베이스캠프에 입성한 날에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의 상대국들은 여전히 한국을 외면했다. 12일(한국시각) 대표팀의 브라질 첫 훈련이 열린 이구아수 페드로 바소 경기장. 이날 훈련은 월드컵 본선 진출국들이 베이스캠프에서 한 차례씩 팬들에게 모든 훈련 과정을 공개해야 하는 '팬 공개 훈련'으로 진행됐다. 팬들은 물론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 등 한국의 조별리그 상대국들의 관계자와 취재진에게도 모든 문이 개방됐다.
예정된 훈련 시간보다 한시간 앞서 훈련장 앞에 팬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한국 교민 100여명을 비롯해 이구아수시민 등 600여명이 페드로 바소 경기장을 찾았다. 전날 7000여명의 관주이 찾은 러시아 팬 공개 훈련에 비하면 적은 관중이 입장했지만, 외국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브라질의 방송, 신문사를 비롯해 잉글랜드, AP통신, 로이터 통신 등 세계 언론사들의 시선도 홍명보호의 훈련에 집중됐다. 그러나 정작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는 없었다. 관중석에 모인 외국 취재진의 AD카드(국제축구연맹이 발급하는 출입증 카드)를 모두 살펴봐도,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 국적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혹시나 관중인 척 입장권을 받아 몰래 한국의 전력을 염탐하는 것은 아닐까. 그럴 확률은 적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상대국 취재진들은 별도의 신청 없이 AD카드를 보여주면 입장할 수 있지만 (러시아 등) 대표팀 관계자들은 따로 대한축구협회에 신청을 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벨기에 대표팀 관계자가 공개 훈련에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해왔지만 결국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는 한국의 전력을 탐색할 마지막 기회를 끝내 잡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상대국의 무관심에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그는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상대의 무관심은)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다. 남들이 우리를 무시하는 분위기가 좋다"고 밝혔다. 상대의 경계심 대신 방심을 역이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홍명보호는 H조 '아웃사이더'의 통쾌한 반전을 꿈꾸고 있다.
이구아수(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