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경호를 위해 브라질 이구아수의 플라멩구 스타디움에 파견된 현지 경찰, 군인들이 13일(한국시각) 코리아하우스 내에 설치된 TV를 통해 브라질-크로아티아전을 관전하고 있다. 이구아수(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쾅쾅쾅!"
떠나갈 듯한 굉음이 훈련장 바깥에서 울려 퍼졌다.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이구아수의 하늘이 세 번이나 들썩였다. 함성과 폭죽, 허공에 대고 쏘는 총소리까지 곳곳이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월드컵대표팀 베이스캠프인 브라질 이구아수의 13일(한국시각) 풍경이었다.
굉음은 브라질 현지인들의 환호였다. 이날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크로아티아를 상대한 자국 대표팀이 선제골을 내줄 때만 해도 정적이 흘렀다. 그러나 동점골, 역전골, 쐐기골이 터질 때마다 광란의 분위기가 펼쳐졌다. 다만 외지인 입장에선 공포(?)를 느낄 만했다. 이구아수는 브라질 내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로 치안여건이 그나마 나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을 환대하는 것과 셀레상(Selecao·브라질 대표팀의 애칭)의 경기를 보는 것은 다른 색깔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월드컵대표팀 훈련장에 세운 '코리아 하우스'에서도 진풍경이 펼쳐졌다. 홍명보호 경호를 위해 파견된 경찰, 군인이 모두 코리아하우스에 모였다. 훈련 전까지만 해도 이들의 경계태세는 '만리장성'이 따로 없었다. 플라멩구 스타디움으로 향하는 길목을 모두 봉쇄하고 장갑차, 오토바이를 앞세워 순찰에 열을 올렸다. 거기까지였다. 홍명보호가 훈련장으로 들어선 것이 확인되자 브라질-크로아티아전을 보기 위해 안으로 몰려들었다. 본연의 임무는 안중에 없었다. 브라질-크로아티아전이 훈련 시간과 겹친 것에 속으로 적잖이 분했던지 느긋하게 경기를 즐기기 시작했다. 네이마르의 득점이 터질 때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작은 실수가 나오기라도 하면 신음을 내뱉으며 토론에 열중했다. 홍명보호를 취재하기 위해 현지를 찾은 브라질 언론 관계자들도 경기가 중계되는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환호했다. 전체 TV채널 중 절반이 축구 중계를 하고 있는 축구왕국 브라질의 속살이었다.
홍명보호에겐 아찔한 순간이었다. 가뜩이나 치안 불안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마당에 굉음은 신경 쓰지 않을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TV중계에 빠진 경찰, 군인들까지 사라졌으니 선수들 입장에선 불안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지켜보던 김태영 코치가 버럭 했다. "계속해!" 잠시 볼을 멈췄던 선수들이 다시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마이애미 전지훈련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한 홍명보호 취재 열기는 이구아수에서 정점에 달했다. 100여명의 취재진이 경쟁을 벌이면서 본선을 실감케 했다. 훈련 전 인터뷰에 나선 이근호(상주)는 적잖이 놀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근호는 "남은 시간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