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러시아의 '철통 수비' , 오히려 약점이 많다

기사입력 2014-06-17 14:39


2014 브라질월드컵 러시아대표팀 카펠로감독과 바실리 베레주츠키가 한국과의 결전을 앞둔 17일 오전(한국시간)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 경기장에서 공식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쿠이아바(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17/

홍명보호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인 러시아의 장점은 명확하다. 전형적인 '수비의 팀'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 10경기에서 5실점만 했다. '빗장수비' 이탈리아의 강점을 그대로 가져왔다.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과 이탈리아의 명수비 출신인 크리스티안 파누치 수석코치가 러시아에 수비 축구를 뿌리 깊게 심었다. 러시아는 2012년 11월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2대2로 비긴 이후 A매치 14경기에서 2골 이상을 내준 적이 없다. 14경기에서 9골만 허용했다. 수비로 뒷문을 잠그고 빠르게 역습을 구사하는게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의 전형적인 경기 운영 방식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수비에도 약점은 있다. 오히려 러시아의 수비를 분석하면 분석할수록 수비에 약점이 많다는 걸 알수 있다.

발이 느린 노장 중앙 수비진

러시아의 중앙 수비진은 붙박이다.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35)-바실리 베레주츠키(32·이상 CSKA 모스크바)가 러시아의 '철통 수비'를 이끈다. CSKA 모스크바에서 오랫동안 발을 맞춰 대표팀에서도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들의 조합은 러시아 수비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그나셰비치가 1m86, 베레주츠키가 1m90으로 탁월한 제공권 장악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스피드에 약점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전진하는 수비보다 뒤로 물러서는 장면에서 반응 속도나, 움직임이 둔하다. 평균 연령은 33.5세의 중앙 수비진은 유럽예선에서 후반에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14번의 A매치에서 내준 9골 중 절반이 넘는 5골을 후반 30분 이후에 내줬다. 가장 최근 실점 경기인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서도 후반 32분에 골을 허용했다. 경기가 열리는 쿠이아바의 고온과 습도를 감안하면,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이 빨라질 수있다. 카펠로 감독도 후반에 약해지는 중앙 수비진의 체력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경험을 넘을만한 대체 자원이 없는 게 문제다. 카펠로 감독은 노르웨이,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베레주츠키와 이그나셰비치를 후반에 벤치로 불러 들이고 백업 수비진을 테스트했다. 유력한 후보는 블라디미르 그라나트(디나모 모스크바)다. 27세인 그는 스피드가 있다. '부상 의혹'이 제기된 베레주츠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거나 경기 중 몸에 이상이 온다면 그라나트의 투입이 유력하다.

공격 가담 많은 콤바로프

러시아의 왼쪽 측면 수비수인 드리트리 콤바로프(스파르타크 모스크바)는 전형적인 '공격형' 윙백이다. 기술이 좋고 왼발 킥 감각이 탁월하다. 러시아의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피스 전담 키커이기도 하다. 카펠로 감독은 역습을 전개할 때 콤바로프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주문한다. 심지어 왼쪽 측면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콤바로프를 측면 공격수로 올리고 오른 측면 수비수인 안드레이 예셴코(안지)를 왼쪽 측면으로 돌리기도 한다. 그의 공격 가담시 러시아의 중앙 수비 및 오른쪽 측면 수비수가 왼쪽으로 치우쳐 공간을 커버한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 때문의 그의 선발을 두고 러시아 내부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카펠로 감독은 자신의 믿음을 끝까지 고수했다. 최근에는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부상을 해 13일에야 팀 훈련에 복귀했다. 그러나 부진 부상 등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게 러시아 취재진의 설명이다.

'철통수비' 무너뜨리려면

홍명보호의 공략 포인트는 뒷공간이다. 러시아 중앙 수비진의 느린 발을 이용해야 한다. 박주영(아스널)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볼턴) 등 공격 3총사의 약속된 움직임이 필요하다. 박주영이 앞에서 중앙 수비진을 끌고 다니며 생긴 공간을 손흥민과 이청용이 적극 침투해야 한다. 특히 세트피스 공격 후 복귀 속도가 느린 이그나셰비치, 베루주츠키의 발을 감안한다면 손흥민의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 플레이가 효과를 볼 것이다.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마인츠)이 포진한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도 중요하다. 상대 중앙 수비진을 페널티박스 바깥까지 끌어내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경기 초반 중거리 슈팅으로 수비진을 끌어낸 뒤 뒷 공간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넣는 허점 공략이 필요하다. 콤바로프의 공격 본능도 이용해야 한다. 잦은 공격 가담으로 오른 측면에 뒷 공간이 많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드리블 돌파가 좋은 이청용이 날카로운 크로스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해야 한다. 후반 30분 이후 이근호(상주) 등 기동력이 좋은 선수를 교체 투입하는 것도 힘이 빠진 러시아 중앙 수비진을 공략하는 좋은 방법이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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