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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축구의 별들이 모두 모인 브라질월드컵. 아무리 수백억원의 연봉을 받는 스타플레이어라고 하더라도 이들의 희비는 팀의 운명과 함께 할 수밖에 없다. 한 경기 결과에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스타플레이어들의 얼굴 표정도 각양각색이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희비가 온 몸으로 느껴진다. 믹스트존은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의 성격 및 심리를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는 곳이자, 공식적인 기자회견장이 아닌 만큼 여과 없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승리한 직후에는 어린애처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패배의 아픔앞에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때로는 취재진에게 짜증을 내며 퇴장을 하기도 한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스타플레이들도 다를 바 없었다. 스타들의 믹스트존 인터뷰 대응법을 세 가지로 유형으로 나눠봤다.
스페인의 디에고 코스타는 의외였다. 브라질에서 스페인으로 귀화한 뒤 첫 월드컵에 출전한 그는 경기장에 나설 때마다 브라질 국민들의 야유를 받고 있다. 14일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는 팀이 1대5로 대패한 이후에도 믹스트존을 피하지 않았다. 그를 향해 몰려드는 브라질 기자들을 모두 상대했다. 브라질 언론의 비판적인 시각에도 모국어(브라질)인 포르투갈어로 20분 넘게 인터뷰에 응했다. 팀은 대패를 당했지만 표정은 밝았다. 코스타의 '환대(?)'에 믹스트존 인터뷰 분위기도 밝아졌다. 코스타도, 브라질 언론도 모두 만족스러운 인터뷰가 된 듯 인사를 건네며 또 다른 만남을 기약했다. 스페인의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는 친절, 그 자체였다. 취재진의 질문이 끝이 나자 그는 주위를 둘러 봤다. 자신을 찾는 취재진이 더 있는지를 살폈다. 토레스는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 떠났다. "더이상 질문 있는 분 있으세요? 없으면 이제 가도 되겠습니까?"
기타형 '겉과 속이 달라요'
스페인을 5대1로 물리치는데 앞장선 네덜란드의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판 페르시는 스페인전에서 2골을 넣고 'MOM(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기쁜 마음에 기자들을 향해 MOM 트로피를 자랑했다. 그러고는 인터뷰를 시도하자 "MOM 인터뷰에서 다 말했습니다. 늦었습니다. 빨리 가야해요"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잉글랜드전에서 2골을 떠뜨리며 MOM에 선정된 루이스 수아레스는 눈물을 보였다. "내 생애 최고의 경기"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러나 믹스트존 인터뷰 내용은 날카로웠다. "그동안 내가 겪은 좋지 않은 일들로 나를 비난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눈을 감고 공을 찼습니다. 잉글랜드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를 비웃었는데 이제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시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수아레스는 눈물 속에 숨겨뒀던 날선 칼을 꺼내들었다.
벨기에의 미드필더 마루안 펠라이니의 인터뷰 태도는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겉과 속이 달랐다. 외형적인 모습은 거침이 없다. 1m90이 넘는 장신에 벌어진 어깨, 독특한 헤어스타일 등 '상남자'를 연상케하는 외모다. 그러나 인터뷰 모습은 정반대였다. 기자들의 질문에 수줍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들리지 않을 정도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다. 벨기에의 알제리전 역전승을 이끈 주역임에도 그는 아주 차분하고 조용하게 믹스트존 인터뷰를 마쳤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