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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전이라고 볼수 없는 재미없는 승부였다. 정규시간 90분 그리고 연장 전후반 30분, 총 120분 동안 헛심 공방을 펼쳤다.
벼랑끝 승부가 주는 중압감 때문이다. 두 팀 모두 지나치게 조심스러웠다. 전반 10분 동안 슈팅이 없을 정도로 두 팀은 초반 탐색전을 펼쳤다. 네덜란드의 판 할 감독은 전반 초반부터 무게 중심을 수비 쪽으로 내린채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중심으로 공격을 집중 전개했지만 네덜란드의 촘촘한 수비 간격에 막혀 이렇다할 공격 찬스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두 팀의 전반전 슈팅수 합계는 단 4개였다.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은 선수 교체 카드에서도 드러났다. 판 할 감독은 전반에 경고 한장을 받은 수비수 인디를 후반 시작과 동시에 벤치로 불러 들였다. 경고에 발목 잡혀 상대의 '에이스'인 메시를 강하게 압박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얀마트를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후반 17분에도 데용 대신 클라지를 투입했다. 부상에서 갓 회복한 데용의 체력을 감안한 교체였다. 공격적인 전술 변화가 아닌, 안정을 유지하려는 판 할 감독의 의중이 드러난 두 장의 교체 카드였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후반 36분에야 두 장의 교체 카드를 동시에 사용했다. 페레스와 이과인 대신 팔라시오와 아게로를 투입했다. 앞서 페레스와 이과인의 활약이 돋보였던 것도 아니었다. 교체 카드로 공격력 강화를 노렸지만 효과가 없었다. 메시가 철저히 고립됐고, 아르헨티나의 공격도 무뎠다.
에이스들의 부진도 김 빠진 승부의 원인이다. 로번은 전반에 단 6번의 볼터치만을 기록했다. 후반과 연장에 로번의 드리블 돌파가 살아나며 체면치레를 했지만 앞선 경기에서 보여줬던 폭발력은 없었다. 메시는 네덜란드의 협력 수비에 막혀 전반 초반 활약 이외에 이렇다할 찬스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메시는 철저히 고립됐고 아르헨티나의 창도 '물방망이'에 가까웠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