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류승우가 뛰고 있는 바이엘 04 레버쿠젠이 서울과 맞붙었다.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바이엘 04 레버쿠젠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몰리나의 수비를 피해 슛팅을 시도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7.30/
세계적인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다. 자신감도 붙었다. 감독도 자신을 믿어주고 있다. 이제 최고를 향한 진군을 시작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팀의 3번째 공격 옵션이었다. 첫번째가 슈테판 키슬링, 두번째는 시드니 샘이었다. 미드필더에서 전방으로 향하는 볼은 대부분 이 둘에게 향했다. 손흥민의 역할은 돌격대장 그리고 연결고리였다. 슈팅보다는 패스와 드리블 돌파에 주력했다. 활동범위도 측면에 국한됐다.
공격의 마무리는 키슬링과 샘의 몫이었다. 손흥민은 이들을 향한 패스에 주력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의 도움은 7개였다. 함부르크에서 뛰던 3시즌 동안 통산 도움이 3개였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 그만큼 키슬링과 샘을 향한 패스가 많았다는 뜻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12골을 넣었다. 키슬링(15골)과 샘(12골)에 이어 팀내 3위였다. 샘과는 동률이었지만 더 많은 경기를 뛰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의 위치는 딱 '넘버3'였다.
하지만 올시즌을 앞두고 손흥민이 달라졌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일단 팀 내 공격수 경쟁 구도가 바뀌었다. 샘이 샬케04로 이적했다. 샘을 대신할 자원이 별로 없다. 브라운슈바이크로 임대갔던 카림 벨라라비가 돌아왔다. 류승우도 1군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둘 다 아직까지는 개인 기량이나 경험 측면에서 다소 떨어진다. 자연스럽게 팀 공격의 '넘버2' 자리가 손흥민에게 왔다.
서울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은 넘버2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공격의 프리롤이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왔다. 활동 범위가 측면에 국한되지 않았다. 중앙과 오른쪽 측면을 종횡무진 누볐다. 경기 상황을 봐가면서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바꾸었다.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착실하게 했다. 경기를 보는 시야와 감각이 지난 시즌에 비해 확실히 성장했다. 중원에서 볼을 잡으면 빠른 월패스로 공격 방향을 바꾸어주었다. 예전에는 볼 수 없는 변화였다. 여기에 빠른 발과 한박자 빠른 슈팅은 여전했다. 넘버2로 변신한 손흥민은 위력이 넘쳤다.
다만 슈팅 마무리는 아쉬웠다. 손흥민은 여러차례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슈팅이 골문을 살짝 외면했다. 마무리 능력이야말로 명실상부 넘버2를 확정할 수 있는 열쇠다. 독일로 돌아가는 손흥민은 부퍼탈, 사우스햄턴과의 프리시즌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남은 2경기에서 얼마나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을지가 넘버2 그리고 그 너머 넘버1 등극의 과제다. 상암=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