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올시즌 최악의 부진이다. 클래식에서 10경기 연속 무승의 늪(4무6패)에 빠져있다. 12개팀 가운데 11위(승점 16)로 추락했다. 최하위 경남(승점 15)과의 승점 차는 단 1점에 불과하다.
FC서울은 상승세가 꺾였다. 6일 안방에서 울산에 0대1로 패하며 홈 3연승, 7경기 연속 무패행진(3승4무)에 제동이 걸렸다. 그룹A의 마지노선인 6위 도약을 꿈꿨지만 7위(승점 22)에 머물렀다. 6위 울산(승점 27)과의 승점 차는 5점으로 벌어졌다. 물러설 곳이 없다는 생각은 동색이다.
'인연'일까, '악연'일까. 윤성효 부산 감독(52)은 후배만 떠올리면 미소를 머금는다. 최용수 서울 감독(43)은 선배를 생각하면 치를 떤다. 중·고·대학(동래중→동래고→연세대)의 선후배 사이인 두 사령탑의 피말리는 2연전이 시작된다. 서울은 대진 추첨 운도 없다. 2연전의 무대는 모두 부산이다. 부산과 서울이 10일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에 이어 13일 FA컵 8강전에서 격돌한다.
관계가 오묘하다. 최 감독은 윤 감독만 만나면 기를 펴지 못한다. 둘의 대결은 2011년 4월 최 감독이 서울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시작됐다. 윤 감독은 당시 수원을 이끌고 있었다. 수원과 서울 감독으로 정규리그와 FA컵에서 6차례 맞닥뜨렸다. 5승1무, 윤 감독의 압승이었다. 지난해 윤 감독이 부산 사령탑으로 말을 갈아탔다. 징크스는 계속됐다. 3승1무2패로 여전히 우위다. 두 감독간의 전적은 8승2무2패로 윤 감독의 일방독주에 가깝다. 9일 부산으로 향하는 서울은 상경하지 않고 13일까지 머무를 계획이다.
기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FA컵 대진 추첨 후 최 감독은 더 이상 '윤성효 징크스'는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 4월에 윤성효 감독님에게 부적을 빌려달라고 했더니 윤 감독님이 '그래 가져가라'고 하셨다. 지금 '윤성효 부적'은 나에게 있다. 부적을 빌려주신 후부터 부산이 좋지 않다. 나에게 있는 부적, 절대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윤성효 부적'은 지난해 부산 팬들이 만든 작품이다. 특히 강팀을 잡는데 '효험'이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팬들사이에 퍼져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최 감독의 말대로 부산의 무승은 4월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윤 감독은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서울과 빨리 붙는 게 나쁘지 않았다. 언제가 만나야 할 상대고, 이기면 기쁨도 두 배가 될 것이다. 차라리 잘 됐다. 흥미를 위해서라도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은 마케팅을 통해 서울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흥행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영화 '명량'을 내세웠다. 부산은 "현재 상황은 330대 12의 일본 왜군과 조선 수군의 한판 승부를 연상 시킨다. 믿을 곳은 서울에 압도적 승률을 자랑하는 윤성효 감독의 용병술"이라고 했다. 또 이순신 장군의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라는 명언을 패러디한 "신에게는 아직 서울전이 남아 있습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윤 감독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러모로 화제가 넘치는 2연전이다. 윤 감독과 최 감독 모두 반전이 절실하다. 클래식에서 6일의 아픔을 끊어야 한다. FA컵은 4강 티켓이 걸렸다.
윤성효와 최용수의 전쟁이 시작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