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기적이 일어났다.
이광종호 와일드카드 마지막 한 자리는 박주호(27·마인츠)에게 돌아갔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사령탑 이광종 감독은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박주호의 이름을 호명했다. 당초 손흥민(22·레버쿠젠)의 합류 불발로 섀도 스트라이커 자원 이명주(24·알아인)가 와일드카드의 한 자리를 채울 것으로 예상됐다. 박주호의 발탁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이변'이었다.
멀티 기질이 경쟁 승리 요인이었다. 이 감독은 "박주호는 마인츠에서 측면 수비 뿐만 아니라 미드필더와 윙어 역할까지 맡았다. 최근에는 마인츠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도 맡았다. 멀티 자원이기 때문에 선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직전 부상했으나 본선에 합류한 바 있다. 이번에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인츠도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차출 룰에서 벗어나 있는 아시안게임 합류를 허락하면서 해피엔딩을 썼다. 이 감독은 "마인츠로부터 100% 확답을 받았다. 차출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주호는 태극마크를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한 뒤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를 떠나 바젤(스위스)에 입단했다. 유럽 빅리그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빅리그에 대한 환상보다는 내실을 쌓기로 했다. 박주호는 곧바로 주전자리를 꿰찼다. '꿈의 무대'인 유럽챔피언스리그도 누볐다. 맨유, 바이에른 뮌헨 등 최강팀과 경기하며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스위스에서 유럽축구 적응을 마칠 무렵, 독일 분데스리가로부터 이적 제의가 왔다. 이적료는 중요하지 않았다. 빅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박주호는 지난 시즌 마인츠에서 27경기에 나서 1골-2도움을 올렸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는 주간 베스트11에 박주호를 3차례나 지명하면서 기량을 인정했다. 토마스 투헬 마인츠 감독으로부터 "박주호는 선물"이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브라질월드컵은 반전드라마였다. 대표팀 명단 발표 직전 오른쪽 새끼 발가락 부위에 염증이 생겼고, 대표팀 명단 탈락의 아픔을 곱씹었다. 마지막 희망까지 놓지는 않았다. 재활에 전념하며 혹시 모를 환희를 기대했다. 29일, 마침내 박주호는 꿈에 그리던 월드컵행에 성공했다.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탈락의 실패는 박주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 감독은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프로젝트의 마지막 퍼즐로 박주호를 선택했다.
이 감독은 박주호를 멀티 자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공격적인 포진이 예상된다. 김진수(22·호펜하임)가 버티고 있는 왼쪽 풀백 자리보다 왼쪽 윙어로 활용하면서 공격 본능을 극대화시킬 전망이다. 이와타와 바젤, 마인츠에서 공격 재능을 드러냈던 박주호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