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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비켜가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이변없이 8강에 올랐다.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이광종호는 25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홍콩과의 16강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도 그랬지만 그라운드는 '비정상'이 수놓았다. 전반전 슈팅수가 16대0이었다. 그러나 골망은 움직이지 않았다. 두드리고, 두드리고 또 두드렸지만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20번째 슈팅 만에 마침내 빗장이 풀렸다. 후반 13분이었다. 부상한 김신욱(울산)의 백업 이용재(나가사키)가 드디어 첫 골을 터트렸다. 이재성이 아크 오른쪽에서 낮게 올린 크로스를 김영욱이 가슴으로 떨궈주자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그대로 오른발슛으로 연결, 골망을 갈랐다. 후반 31분에는 '27세의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맏형' 박주호(마인츠)가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경기 종료 직전에는 김진수가 호쾌한 왼발슛으로 8강행을 자축했다.
8강전부터 '밀집수비'는 사라진다. 정상적인 흐름의 경기가 예상된다. 태극전사들은 조별리그와 16강전은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
일전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그래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공격의 섬세함이다. 김신욱이 8강전에서 돌아오지만 30분 정도 밖에 뛸 수 없다. 원톱 이용재, 섀도 스트라이커 김승대(포항), 좌우 측면 이재성(전북)과 김영욱(전남) 조합이 재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섬세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단조로운 패턴에서 탈출해야 한다. 홍콩전에선 중원 2대1 패스에 이은 측면만 고집했다. 첫 골이 터지기 전까지 19차례의 슈팅 가운데 결정적인 찬스는 3차례에 불과했다. 경기 템포 조절에도 노련미가 필요하다. 반박자 빠른 타이밍의 슈팅과 패스가 요구되는 상황에서도 예측 가능한 플레이로 일관하며 기회를 허공으로 날렸다.
공수밸런스의 안정도 중요하다. 일방적인 공격 축구는 더 이상 없다. 일본을 21세 이하 팀이라고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격과 수비가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일본을 제압할 수 있다.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 그라운드에서 함께 서는 순간 전쟁이다. 아시안게임 4회 연속 4강 진출, 그 제물은 일본이다.
고양=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