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윤덕여 감독 "잘 지냈나"에 북한 감독 반응은?

기사입력 2014-09-28 14:33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남북전이 준결승전에서 성사됐다. 내일 펼쳐질 4강전 남북전에 앞서 한국 윤덕여 감독과 북한 김광민 감독이 28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를 나누며 밝은 미소를 짓는 두 감독의 모습.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9.28/

단 한 차례도 그 벽을 넘지 못했다.

여자축구가 아시아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1990년 베이징 대회다. 첫 판에서 맞닥뜨렸지만 0대7로 대패했다. 2002년 부산에서도 0대2, 2006년 도하에서 1대4로 완패했다. 세 차례 모두 조별리그였다. 2010년 광저우에서는 4강전에서 충돌했다. 그러나 1대3으로 무릎을 꿇으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또 남북대결이다.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 축구가 29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북한과 4강전을 치른다. 북한 벽을 넘어야 피날레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북한은 2002년과 2006년 이미 정상을 경험했다. 한국의 최고 성적은 광저우 대회 동메달이다. 태극낭자들은 이번 대회에서 8강까지 4전 전승(29득점-무실점), 북한은 3전 전승(11득점-무실점)으로 4강에 올랐다. 4년 만의 리턴매치다. 남자와 달리 여자는 연령 제한이 없다. A대표팀이 출전한다. 역대 전적에서도 1승1무12패로 절대 열세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한국 여자 축구의 전력이 급성장해 더 이상 '동네북'이 아니다. 결전을 하루 앞둔 28일 윤덕여 한국 감독(53)과 김광민 북한 감독이 함께했다. 격전지에서 남북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윤 감독은 기자회견이 예정된 시간보다 10분 전 도착했다. 김 감독은 예정된 시간을 4분 넘겨 등장했다. 윤 감독은 "잘 지냈나"라며 웃으며 반갑게 맞았다, 김 감독은 미소로 화답했다.

구면이다. 1990년 전후로 동시대에 그라운드를 누볐다. 윤 감독은 "김 감독과는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후 평양과 서울에서 열린 남북통일축구에서 함께했다. 1989년도 중국 다이너스티 대회 때도 뛴 인연이 있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예선이 열린 싱가포르에서도 몇 차례 경기한 경험이 있다. 김광민 감독 뿐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 남자팀을 이끌고 있는 윤정수 남자 감독과도 잘 지낸 기억이 있다"고 했다.

물론 그라운드는 달랐다. 양보없는 혈전을 예고했다. 윤 감독은 "우리가 계획하고 준비한대로 4강에서 북한과 만나게 됐다. 김 감독은 개인적인 친분있지만 우정은 잠시 접어놓고 많은 팬들이 기대에 보답하도록 하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 감독은 뼈있는 발언으로 맞불을 놓았다. 그는 "북남팀간의 준결승이다. 결승 진출팀이 결정된다. 다만 내일 경기가 스포츠 이념과 정신에 맞게 공정한 경기가 됐으면 한다. 선수들이 기술을 남김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정확한 평가가 이뤄져 높은 수준의 경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이 있는 듯 했다. 재차 질문이 이어지자 김 감독은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일부 경기에서 주심이 왜곡된 평가를 해서 승패가 전도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공정한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도 양 감독의 반응은 엇갈렸다. 윤 감독은 피하지 않았다. 그는 "북측 영상을 봤을때 현재 북측이 세계적인 여자 축구의 수준을 끌어돌릴 수 있는 데 김광민 감독의 효과가 크다고 본다. 훈련을 많이 해 체력적으로 뛰어나고, 공격과 수비의 빠른 변화도 장점. 그런 장점을 약점을 파고 들수 있는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이 내일 경기의 목표"라고 했다. 김 감독은 숨겼다.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 지는 내일 경기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윤 감독은 새 역사를 약속했다. 그는 "현재 전적으로 보면 열세가 분명하다. 하지만 선수들과 함께하면 열세였던 경기 전적을 변화시키고 싶은 각오로 훈련해왔다. 그런 각오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지소연과 북한의 허은별은 간판 킬러다. 김 감독은 "첼시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지소연은 기술이 높은 선수다. 지난해 동아시안컵에서 함께했다. 하지만 우리 허은별 선수는 몸상태가 좋지 못하다. 내일까지 하루가 있으니까 그전까지 회복될 지 모르지만 최대한 회복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새로운 물줄기와 천적, 두 화두가 교차하고 있다.
인천=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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