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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우정이 빛났다. 29일 밤 북한과의 여자축구 4강전, 1-1로 팽팽하던 후반 인저리타임 종료직전, 통한의 버저비터골을 허용했다. 마지막 골킥이 다시 우리진영으로 넘어오며 위기가 시작됐다. 센터백 임선주가 김정미에게 넘긴 백패스가 흐르자 북한 골잡이 허은별이 먹잇감을 낚아채듯 달려들었다. 일진일퇴, 치열했던 90분 공방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임선주가 유니폼 상의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체력좋은 북한을 맞아 센터백으로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뛰었던 임선주다. 조별예선과 대만과의 8강전까지 한국은 단 한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 실수는 그래서 더 뼈아팠다.
결승골을 내준 직후 종료휘슬이 울렸다.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선수들이 가장 먼저 챙긴 것은 임선주였다. 실수를 자책하며 얼굴을 감싸쥔 임선주를 향해 선수들이 모여들었다. 지소연, 정설빈 등 선수들은 손을 잡고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패배의 아쉬움은 그래서 더 컸다. 믹스트존에 나타난 선수들의 눈은 벌겋게 충혈돼 있었다. 전가을, 지소연은 인터뷰에서 속앓이할 동료 임선주부터 챙겼다. 이구동성 "(임)선주의 잘못이 아니"라고 했다. "공격진이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우리가 초반에 더 많이 뛰고, 골을 더 많이 넣어주지 못해, 선주를 힘들게 했다"며 자책했다. 눈물을 쏟으며 "우리도 오늘 잘했죠" "우리도 이제 잘해요"라고 했다. 1대2 스코어만 빼고는 체력도 경기력도 정신력도 완벽한 경기였다. 지소연은 "오늘만큼은 여자축구를 향한 비난보다는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