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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는 '신욱', 중간에는 '주호', 뒤에는 '승규'다.
2006년 도하에선 이천수 김두현 김동진, 2010년 광저우에선 박주영 김정우가 와일드카드로 발탁됐지만 매듭을 푸는 데 실패했다. 와일드카드는 어린 선수들의 기댈 언덕이다. 그러나 지나친 기대는 그들의 고충이다. 말 못할 부담감은 헤어나올 수 없는 덫이었다.
최전방에는 김신욱, 중원에는 박주호, 골문에는 김승규가 버티고 있다. 박주호는 단 한 경기도 그르지 않고 수비형 미드필더에 포진, 공수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홍콩과의 16강전(3대0 승)에선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돼 라오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2대0 승)을 건너 뛴 김승규는 선발 출전한 5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을 자랑했다. 일본과의 8강, 태국과의 4강전에서 몸을 날리는 슈퍼 세이브로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1m98의 고공폭격기 김신욱은 명암이 교차했다. 시작은 산뜻했다.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3대0 승)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차전(1대0 승)에서 경기 시작 17분 만에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상대 태클에 오른쪽 종아리를 다쳤다. 이어 4경기 연속 결장했다. 한-일전, 태국전에선 대기했지만 이 감독은 부상 재발을 우려해 아꼈다.
태국전 후 김신욱의 반응이 흥미로웠다. "사실 거의 다 나았다. 몸상태가 70%라고 한건 상대를 방심시키기 위해서였다. 준비는 끝났고, 결정은 감독이 한다. 결승에서 북한을 만나게 돼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어 기쁘다." 미소가 흘렀다. 이 감독도 마음에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베스트로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100%가 아니다. 결승전에서도 후반전에 상황이 안 좋아지면 들어갈 확률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전을 하루 앞둔 1일에는 "선수들은 경기에 뛰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욕심이 있을 것이다. 어제 경기에서도 투입을 고민했지만, 앞서고 있는 데다 수비에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꼈다. 결승전에서는 상황에 따라 투입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36년 만에 성사된 남북 결승대결이다. 운명의 휘슬은 2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울린다. 김신욱과 박주호, 김승규에게도 '인생의 경기'다. 후회없는 금빛 마침표만 머리 속에 그리고 있다. 그들의 마지막 도전이 시작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