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지난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가진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천안=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기초가 허술하면 중심이 바로 설 수 없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공격력이 탄탄해도 뒷문이 허술하다면 승리라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최선의 공격은 수비'라는 말이 괜히 생긴게 아니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첫 지향점은 수비였다. "집을 지을 때는 지붕부터 올리는 게 아니라 기초부터 탄탄히 다져야 한다. 공격을 잘하는 팀은 승리를 얻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까지 할 수 있다."
슈틸리케호의 새집짓기, 기초공사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전에서 드러난 슈틸리케호의 수비는 포백이었다. 중앙 수비 자리에 곽태휘(33·알힐랄) 김기희(25·전북)를 배치하고 좌우 풀백 자리에 홍 철(24·수원)과 이 용(28·울산)을 배치했다. 골문은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이 지켰다. 이들은 무실점으로 90분을 마무리 하면서 슈틸리케호의 2대0 '무실점 승리'에 일조했다.
파라과이전에서 드러난 슈틸리케호의 기초공사 진행률은 50%였다. 스피드를 앞세운 빠른 공격의 헛점으로 좌우 뒷공간을 잇달아 허용하면서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문전에서 뛰어난 집중력을 앞세워 실점 상황을 벗어났다.
지난달 베네수엘라전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실점을 했던 김진현도 파라과이전에서는 선방쇼를 펼치면서 안정감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실점 우려가 있었지만 오늘 경기에선 골키퍼가 특히 잘했다"고 웃으며 무실점 승리를 호평했다.
마지막 50%를 채워야 한다.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코스타리카전에서 슈틸리케호의 수비는 또 시험대에 오른다. 조직력에 기반한 코스타리카의 공격은 파라과이 보다 한 수 위다. 코스타리카는 한국전에 앞서 치른 오만과의 원정 평가전에서 4골을 쏟아 부으면서 뛰어난 공격력을 입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파라과이전에서 아껴둔 자원을 꺼내들 전망이다. 중앙 수비 자리에는 김영권(24·광저우 헝다), 김주영(26·서울), 장현수(23·광저우 부리) 카드가 남아 있다. 이 중 장현수는 부상 탓에 파라과이전까지 훈련을 건너 뛰었다. 코스타리카전까지 몸을 추스를 시간이 많지 않다. 오른쪽 풀백 자리는 차두리(34·서울)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이광종호에서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뛰었던 박주호(27·마인츠)는 코스타리카전에서 왼쪽 풀백 재능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