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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인생 중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날이었다. 전북의 2014년 '더블(리그, FA컵 동시 우승)' 꿈이 이승기(26)의 실축 한 방에 날라갔다. 지난 22일은 악몽이었다. 성남과의 FA컵 4강전에서 120분 연장혈투를 마친 뒤 돌입한 승부차기, 앞서 양팀 네 명씩의 키커가 모두 골망을 흔들었지만 이승기의 킥은 골대를 외면했다. 결승행 티켓은 성남에 넘어갔다. 한동안 정신이 혼미했다. 이승기는 그라운드에서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훔쳤다. 라커룸을 지나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그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유종의 미를 위해 FA컵을 잊어야 한다. 최강희 전북 감독과 '맏형' 김남일(37)의 따뜻한 조언이 도움이 되고 있다. 이승기는 27일 열린 그룹A 미디어데이에서 최 감독이 자신에게 메시지를 던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당시 최 감독은 스플릿 리그에서 가장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로 이승기를 꼽았다. "내년에 군입대를 앞둔 이승기가 각오를 새롭게 하고 우승을 하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이승기가 좋은 모습을 보일 듯 하다." 자신에게 어떤 질책도 하지 않았던 최 감독의 '반전' 한마디에 이승기도 깜짝 놀랐다. 그는 "감독님께서 (실축에 대해) 부담 갖지 말라는 식으로 말씀하신 듯 하다. 스플릿 경기 준비를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며 웃음을 보였다. 팀의 맏형인 김남일도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빨리 잊어라"라며 이승기에게 위로를 건넸다.
이승기의 눈앞에 서울전이 아른거린다. 그는 "올시즌 전북이 서울에 약했는데 서울전에서 우승을 확정했으면 좋겠다. 팀이 상승세 있어서 이대로 준비만 하면 될 것 같다"며 재차 의지를 다졌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