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은 왜]최용수의 젊은피, 서정원 교체카드 함정

기사입력 2014-11-10 06:42


수원과 서울의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가 펼쳐졌다.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서울의 K리그 클래식 2014 35라운드 경기에서 고요한의 경승골이 터지자 서울 최용수 감독이 미소를 짓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1.09/



"이틀 동안 집밖으로 못 나왔다." 올시즌 마지막 슈퍼매치 직전 토로한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아픔이었다.

서울은 2일 안방에서 전북에 '버저비터골'을 허용하며 0대1로 패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서울전 7경기 연속 무승(2승5무)을 끊은 후 최용수 감독의 스리백 전술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이날 "좋은 지적을 받았다.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년 개막전에 꼭 전북과 상대했으면 좋겠다"며 희미하게 웃었다.

1% 가능성에 도전한 서정원 수원 감독의 '기적 스토리'도 끝이 났다. 전북이 8일 제주를 3대0으로 완파하고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기는 했다. 견제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전북은 3경기를 남기고 우승을 확정했다. 마지막까지 갔었어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선수들의 맥이 풀리지 않았을까. 서감독은 "없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그동안 우승보다는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추었다. 2위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시즌 마지막 슈퍼매치는 그렇게 막을 올렸다. 또 다시 극장이었다. 이번에는 서울이 연출했다. 누구도 웃지 못할 것 같았다. 후반 추가시간은 3분이었다. 3분이 흘렀다. 서울의 마지막 공격이었다. 서울의 왼쪽 윙백 고광민의 발을 떠난 볼은 포물선을 그리며 수원 골문으로 향했다. 1m70 고요한이 넘어지며 헤딩했다. 정성룡이 몸을 날려봤지만 볼이 골문을 통과한 뒤였다. 서울이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그룹A 스플릿 2라운드 수원과의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지난달 5일 수원에 0대1로 패하며 슈퍼매치 3연승이 끊겼다. 흐름을 다시 돌려놓았다. 올시즌 슈퍼매치는 3승1패, 서울의 우세로 막을 내렸다.

최용수 감독의 젊은피 전술 통했다

'별동부대', 최 감독이 젊은피들을 지칭하는 대명사다. 8월과 9월, 9경기 연속 무패(6승3무)를 달릴 당시 이들이 대활약했다. 마지막 슈퍼매치의 전략은 '별동부대'였다. 윤일록(22)이 부상에서 돌아와 첫 선발 출전했다. 박희성과 이상협(24)이 공격과 중원에 포진했다. 고광민(26)은 왼쪽 윙백, 김남춘(25)은 스리백의 한 축을 담당했다. "피가 끓어오르는 젊은피들을 과감하게 냈다. 템포도 더 빨라질 것이다.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들어간다. 2연패로 내년까지 갈 수 없다. 눌러줘야 된다."

적중했다. 빠른 공수전환으로 서울이 주도권을 잡았다. 윤일록의 클래스는 특별했고, 박희성도 조성진이 경고누적으로 빠진 수원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그러나 좀처럼 골망은 흔들리지 않았다. 후반 22분 교체카드를 빼들었다. 최 감독은 수원의 힘을 뺐다고 판단, 이상협 박희성을 빼고 고요한과 에스쿠데로를 출격시켰다. 칼날은 더 예리해졌다. 윤일록과 에스쿠데로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수원의 육탄방어에 가로막혔다. 결국 인저리타임에 고요한 헤딩골로 대세를 갈랐다. "박희성과 윤일록 조합은 현재까지 잘 맞아가고 있다. 상대가 힘이 떨어졌을 때 에스쿠데로와 윤일록의 민첩함과 적극적인 공격가담이 있었다. 고요한의 헤딩골도 1년에 한 번 나오는 것이지만 고광민이 보여준 크로스가 팀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미소가 물결쳤다.

서울은 23일 성남과의 FA컵 결승전에서 올시즌의 운명을 걸고 있다. 최 감독은 "이상협 김남춘 윤일록 박희성 고광민 등 젊은 친구들이 큰 경기 통해 경험을 쌓고 있다. 일록이는 자기만의 경기를 하는 장점을 보여주었다. 컨디션이 부상 이후에 제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FA컵까지 유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은 승점 53점을 기록, 4위를 탈환했다. "3위 목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최 감독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수원과 서울의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가 펼쳐졌다.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서울의 K리그 클래식 2014 35라운드 경기에서 1대0으로 패한 수원 서정원 감독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1.09/

서정원 감독 교체카드의 함정

수원의 라커룸에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우리! 오늘은 서울마저 박살낸다!' 서 감독은 "험악하지만 시각적인 차원에서 선수들의 멘탈을 일깨워주는 효과가 있다"며 웃었다. 그러나 전북의 우승에 동력은 떨어졌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무거웠다.

서 감독은 전반 9분 철렁했다. 로저가 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충돌한 서울 수비수 김진규의 뺨을 때렸다. 레드카드를 받아도 말 못할 상황이었다.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평정심을 잃은 로저의 움직임은 예리하지 못했다.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서 감독은 후반 14분 이상호, 27분 권창훈, 35분 정대세를 차례로 호출했다. 정대세의 투입 시간이 늦은 면이 없지 않았다. 산토스를 교체한 것도 옥에 티였다. 후반 45분 이상호가 골망을 흔들었으나 그 전에 골키퍼 차징 반칙이 선언되면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선수들이 흥분했고, 마지막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1초를 버티지 못했다.

서 감독은 "마지막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아쉽게 골을 먹었다"며 "아무래도 서울과 하면 큰 경기다. 그 경기에 있어서 자기 자신을 컨트롤 잘해야 한다. 선수들이 긴장을 다른 경기보다 더 하게 되어 있다. 그 부분을 선수들에게도 많이 주문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컨트롤한다고 해도 팬들이 많으면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상실되는 경우가 많다. 최대한 냉정하게 컨트롤을 잘하느냐가 관건인데 그게 조금 아쉽다"고 했다.

수원은 승점 61점으로 2위를 유지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 전쟁이 남았다. 서 감독은 "더 강한 동기 유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경기가 남았다. 오늘을 계기로 해서 정신무장이나 정비를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올시즌 슈퍼매치가 막을 내렸다.
수원=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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