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범슨의 붉은 넥타이, 무승부로 뒤틀린 시나리오

기사입력 2014-11-17 07:07


성남과 경남의 K리그 클래식 2014 36라운드 경기가 1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성남 김학범 감독 성남=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일부러 붉은 넥타이를 매고 왔는데 못 이겼네."

올시즌 후반 추락하던 성남FC의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은 '노타이 신사'였다. 그러나 16일 경남FC와의 2014년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홈 경기에선 깔끔한 정장에 붉은 넥타이를 매고 나타났다. 붉은색은 지도자들 사이에서 승리를 상징하는 색으로 통용된다. 그만큼 승리가 절실했다. 힘겨운 상황이었다. 팀은 11위에 처져있었다.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플레이오프(PO) 승리 팀과 살떨리는 승강 PO를 치러야 한다.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비장함을 드러냈다. "하위권 팀에 무승부는 의미가 없다. 우리는 밑(12위)을 신경쓰지 않는다. 윗팀(10위)을 끌어내려야 한다."

김 감독이 바라는 승점 3점은 또 다른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였다. FA컵 결승전(23일·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FA컵 타이틀은 신경 안쓴다"는 김 감독이지만,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행 티켓 획득 기회는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이었다. 또 경남을 잡고 10위로 순위를 반등시킬 경우 강등권 탈출이라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뒤 남은 운명의 2연전을 치를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이날 승부처를 미드필드와 수비 싸움으로 꼽았다. "양팀 모두 득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 미드필드와 수비 싸움에서 안무너지는 팀이 승리를 챙길 것이다. 누가 잘 물고 늘어지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뚜껑이 열렸다. 최악의 상황이 펼쳐졌다.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30분 제파로프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6분 경남의 손수영에게 그림같은 프리킥 골을 허용했다. 세 경기 연속 같은 그림이 반복되고 있다. 스플릿시스템이 작동된 이후 전남전과 상주전에서도 선제골 리드를 유지하고 못하고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승점 3점이 순식간에 승점 1점으로 변해버렸다. 매 경기 승점 2점씩 까먹은 셈이다.

승점 1점 추가에 그친 성남은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우선 강등권 탈출에 실패했다. 성남은 7승13무16패(승점 34)를 기록, 11위에 머물렀다. 10위 경남(승점 36)과의 승점차를 좁히지 못했다. 꼴찌 상주에 겨우 승점 2점차로 앞서있을 뿐이다. 마지막까지 강등권 탈출을 위해 치열한 사투를 펼쳐야 한다. 살인적인 일정 부담에도 휩싸였다. 성남은 23일 FA컵 결승전을 시작으로 26일 인천전, 29일 부산전 등 일주일에 세 경기를 치러야 한다. 체력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듯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밑에 몰리게 되면 선수와 지도자 모두 힘들다. 선수들은 자신감이 떨어지고, 지도자는 '어떻게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편안함을 줄까' 고민을 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클래식 잔류에 대한 해법을 얘기했다. 그는 "선제골 이후 실점을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리고 던진 김 감독의 한 마디는 '승부사'다웠다. "10위든, 11위든 우리는 잔류할 것이다."

탄천=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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