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모자란 슈틸리케 로드맵, 제주서 얼마나 채울까

기사입력 2014-12-16 07:35



날씨가 심술을 부렸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15일 28명의 선수들을 제주도로 불러모았다. 비시즌인 K-리거들을 주축으로 일본, 중국리그에서 뛰는 자원들이 빠짐없이 모였다. 선수들은 이날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칼호텔에 여장을 풀고 일주일간의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제주 특훈' 한 시간 전부터 겨울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빗줄기는 이내 굵어졌다. 전훈이 예정된 서귀포시 토평동 시민축구장은 물을 흠뻑 먹었다. 갑자기 내린 비로 기온도 뚝 떨어졌다. 하지만 '열정', '의욕', '배고픈' 선수들을 찾으려는 슈틸리케 감독의 의지는 약해지지 않았다. 정상 훈련을 소화했다. 이미 감독의 의중을 파악한 선수들은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패스 하나, 움직임 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몸이 덜 풀린 첫 날 훈련임에도 선수들의 능동적인 모습에 슈틸리케 감독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흘렀다.

제주 전훈에서 무엇을 얻고 싶을까

타깃형 스트라이커 찾기도, 최전방 공격수 구성도 아니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초점은 30% 모자란 퍼즐을 맞추는데 맞춰져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타깃형 스트라이커 부재에 대한 고민을 묻자 "10일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이 모든 선수들에게 대표팀의 문은 열려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전술에 대한 질문에서 자신의 진정한 고민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의 경우 제로톱으로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냐, 제로톱이냐가 문제가 아니다. 전술을 얼마나 가다듬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조직력 향상에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훈련에서 곧바로 나타났다. 공격진과 수비진 파트를 나눠 조직력과 실전 감각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훈련을 실시했다. 카를로스 알베르토 아르무아 코치는 패스 위주의 훈련을 진행하면서 모든 선수들이 전개 과정을 매끄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지도했다.

깜짝 발탁 있을까

제주 전훈의 키워드는 '희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2015년 호주아시안컵 최종명단에 발탁될 수 있는 꿈을 꾸게 했다. 이 중에서도 타깃형 스트라이커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반짝거린다. 이동국(35·전북)과 김신욱(26·울산)이 재활 훈련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결전까지 시간은 남아있지만, 이들을 호주에 데려가려는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이 동요하지 않고 있다. 중동 원정 2연전에서 대안을 찾으려고 했다. 중동 무대에서 활약하는 박주영(알 샤밥) 이근호(엘 자이시)를 불러들여 여러 공격 옵션을 시험대에 올렸다. 골 결정력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제주 특훈에 이종호(22·전남) 이정협(23·상주) 이용재(23·나가사키) 황의조(22·성남) 강수일(27·포항) 등 5명의 타깃형 스트라이커들을 데려왔다.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훈련에 매진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A매치 경험이 전무하다. 냉정하게 한 명이라도 뽑히면 대이변이다. 이날 8대8 미니게임은 실전을 방불케했다. 조끼 팀에 이정협이, 비조끼팀에는 이종호와 이용재가 원톱 역할을 맡아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 찍기에 시동을 걸었다.

수비수도 또 다른 공격수

"공격을 잘하는 팀은 승리하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을 차지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얼마나 수비 조직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8대8 미니게임을 유심있게 지켜봤다. 먼발치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매서운 눈으로 바라봤다. 미니게임에서도 선수들은 슈틸리케 감독의 수비 철학을 이행하기 위해 조직력에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포백과 스리백을 유연하게 활용하면서 안정된 수비력을 보였다. 자율 속에서 미드필드진과의 간격을 유지했다. 공격시에는 과감한 패스도 시도했다. 10일 기자회견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했던 '직선적인 플레이'도 잊지 않았다. 수비수도 또 다른 공격이었다.

서귀포=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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