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골이었다. 스완지시티의 '중원 사령관' 기성용(25)이 생애 첫 '몸 터치 골'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호골을 기록했다. 기성용은 21일 EPL 17라운드 헐시티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전반 15분 결승골을 뽑아냈다. 존조 셸비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기성용의 몸에 맞고 굴절돼 헐시티의 골망을 갈랐다. 기성용은 올시즌 리그 17경기 출전만에 3호골을 신고하며 지난 시즌 리그에서 기록한 3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잉글랜드 무대 한 시즌 최다골(4골·2013~2014시즌)과는 한 골 차이다. 기성용의 행운의 골은 2연패에 빠져 있던 스완지시티를 위기에서 구했다.
기성용 득점=스완지시티 승리
헐시티전에서 기록한 골로 기성용은 '득점=승리' 공식을 만들게 됐다. 팀의 승리를 이끈 세 골 모두 각각의 의미가 있다. 기성용의 올 시즌 첫 골은 지난 8월 맨유와의 개막전에서 터졌다.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맨유의 골망을 흔들었고 스완지시티는 2대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기성용의 득점은 올시즌 EPL 1호골로 기록된 '개막축포'였다. 두 번째 골은 12월 3일 열린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와의 홈경기였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3분 기성용은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반박자 빠른 왼발 슈팅으로 QPR을 무너뜨렸다. 기성용은 결승골을 기록하며 스완지시티에 3경기만에 승리를 안겼다. 헐시티전에서 터진 세번째 골도 팀 승리로 이어졌다. 동시에 스완지시티의 원정 징크스를 깨뜨렸다. 맨유와의 개막전 원정경기 승리 이후 원정에서 2무5패로 부진했던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의 행운의 골로 8경기만에 '원정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반대로 기성용이 올 시즌 골을 넣으면 스완지시티가 승리하는 기분 좋은 징크스가 생겨났다. 기성용은 경기후 스완지TV와의 인터뷰에서 "셸비의 슛이 워낙 강했고 나한테 빠르게 왔다. 가슴을 댔고 굴절돼 골로 연결됐다"면서 "행운의 골이지만 팀에 승점 3점을 안긴 골이 됐다. 셸비에게 고맙다. 내 가슴에도 고맙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원정 경기에서 승점을 잘 얻지 못했지만 오늘 승리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앞으로 원정 경기에서 많이 이기겠다"고 기뻐했다.
기성용의 날개를 펴준 감독의 믿음
지난 시즌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과의 불화로 선덜랜드 임대를 택했던 기성용은 원소속팀에 복귀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게리 몽크 스완지시티 감독의 믿음 속에 EPL에서 날개를 펴고 있다. 기성용은 올시즌 스완지시티의 모든 리그 경기(17경기)에 출전했다. 1525분을 뛰었다. 한 경기에서 후반 40분 교체된 것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했다. 스완지시티 선수단 중 리그 17경기에 모두 선발 출격한 것은 기성용과 중앙 수비수 윌리엄스 뿐이다. 몽크 감독은 12월 27일부터 1월 4일까지 9일간 네 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을 앞두고 헐시티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주전 6~7명을 선발명단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기성용은 예외였다. '대체 불가'였다. 감독의 믿음에 기성용이 보답했다. 그는 결승골을 포함해 헐시티전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기성용은 키패스(3개), 패스 성공률(88.5%), 볼터치(70개), 태클(6회), 패스(52개) 등 공격과 수비 각부문에서 팀내 1위를 기록했다. 기성용의 맹활약은 마음의 안정을 찾은 덕분이다. 몽크 감독은 "(지난 시즌) 기성용이 왜 기용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기성용이 올 시즌 자신의 역할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나는 정확히 기성용이 어떤 선수인지 알고 있다. 활용법도 안다. 그를 설득해 팀에 잔류시킨 후 수비형 미드필더로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지도했다. 그는 환상적인 선수다. 현재 큰 선수로 성장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