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제주도서 얻은 4가지 성과는?

최종수정 2014-12-22 06:59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가운데)이 지난 18일 서귀포시민운동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열정과 갈구, 2015년 호주아시안컵 개막을 앞둔 슈틸리케호의 화두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0·독일)이 이끄는 A대표팀의 제주도 전지훈련이 막을 내렸다. 지난 15일 제주도에 K-리그를 비롯해 중국, 일본 리그 소속 선수 28명을 불러들인 슈틸리케 감독은 21일 자체 청백전을 끝으로 1주일 간의 훈련 일정을 마무리 했다. 유럽-중동파가 빠진 채 꾸려진 A대표팀은 하루하루 피말리는 경쟁 속에서 바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과연 슈틸리케호는 제주도에서의 1주일 동안 무엇을 얻었을까.

슈틸리케식 축구 이식과 본선 준비 효과 극대화

지난 10월 1일 공식 취임한 슈틸리케 감독이 A대표팀과 동고동락한 시간은 보름 남짓이었다. 10월은 국내, 11월은 중동 원정으로 각각 2차례씩 A매치를 치렀다. 국내외를 아우른 대표팀 구성이었지만, 실제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2~3일 발을 맞추고 경기를 치르다 보니 훈련의 농도가 얕을 수밖에 없었다. 반세기 만의 정상 등극을 노리는 2015년 호주아시안컵 본선을 준비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1주일 간 자신의 색깔을 입히는데 주력했다. 포지션 별 훈련 뿐만 아니라 패스, 전술, 조직력까지 모든 부분에 손을 댔다. 단순히 과제를 주는 게 아니라 매번 의미를 부여하며 생각하는 플레이를 하게 했다. 또 수비에서는 '탈압박', 공격에서는 논스톱 패스에 기반한 패턴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이밖에 공간 커버 및 활용법 등 매 순간 새로운 구상을 내놓았다. 지난 4차례 A매치에서 드러난 대표팀의 문제점에 대한 처방과 새로운 지향점을 풀어내는데 주력했다.

이번 제주도 전지훈련에는 차두리(34·서울) 등 10~11월 A매치에서 아시안컵 본선행 눈도장을 찍은 선수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이 슈틸리케호에서 1주일 간 동고동락 하면서 지향점을 분명하게 인지했다는 점은 본선 준비 과정에 큰 도움이 될 만하다. 29일 아시안컵 베이스캠프인 호주 시드니에 합류하게 될 유럽-중동파 선수들에게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다져진 팀 분위기, 동료들의 조언은 준비 기간을 단축시키는 역할을 할 만하다.

새로운 과제 앞둔 '예습', 동기부여

슈틸리케호에게 아시안컵은 본격적인 출발이다. 2015년에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6월부터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이 열린다. 8월에는 중국 우한에서 동아시안컵도 치러야 한다. 월드컵 예선과 달리, 동아시안컵은 A매치 소집규정을 받지 못한다. 때문에 이번 제주도 전지훈련과 같은 구성으로 치러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선 일관된 선수 구성을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선수를 점검해야 한다. 이번 전지훈련은 이런 과제들을 염두에 둔 '예습' 개념이었다.


영건 발굴은 '예습 심화 과정'이라고 볼 만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제주도로 불러들인 24명의 필드 플레이어 중 16명이 24세 이하 선수들이었다. 당장은 어리지만, 1~2년 뒤 한국 축구 중심에 진입하는 선수들이다. 이들의 성장세를 미리 체크하는 것은 향후 대표팀 구성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만하다. 지난 두 달간 자신이 살펴본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면서 향후 구상의 보완과 새로운 지향점을 찾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동기부여도 빼놓을 수 없다. 슈틸리케호는 출범 때부터 '평등'을 강조했다. 이번 제주도 전지훈련에 대학축구 U-리그 결승전에 오른 광운대-단국대 소속 선수 4명까지 불러들였다. 소속, 이름값이 슈틸리케호에서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점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이제 성과를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일만 남았다. 슈틸리케호의 도전이 기대된다.


서귀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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