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 대행사인 월드스포츠그룹(WSG)은 박지성을 2015년 호주아시안컵 한국의 레전드로 선정, VIP로 초청했다. WSG의 초청은 박지성이 지난해 5월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아시아축구에서 영향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박지성은 9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에서 벌어진 호주-쿠웨이트의 대회 개막전을 관전한 뒤 10일 한국-오만전이 펼쳐진 캔버라로 넘어왔다.
하마터면 늦을 뻔했다. 박지성은 멜버른에서 캔버라로 넘어오기 위해 비행기를 이용했다. 그런데 비행기가 연착되면서 어쩔 수 없이 멜버른 공항에서 대기를 해야 했다. 당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포함한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들도 같은 비행기를 이용하면서 같이 발이 묶였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캔버라에 도착한 박지성은 오만전이 열리기 5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캔버라에서 하룻밤을 보낸 박지성이 11일 향한 곳은 어디일까. 대표팀 숙소였다. 선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박지성이 숙소를 찾은 시간은 오만전에 뛰지 않은 선수들이 캔버라의 맥컬러 스타디움으로 오후 훈련을 나간 사이였다. 숙소에는 오만전에 뛴 12명에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곽태휘(34·알힐랄)까지 13명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박지성은 가벼운 인사와 담소를 나눈 뒤 돌아갔다고 한다. 컨디션 조절 중인 선수들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으려 했던 박지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