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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는 초반부터 참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부상과 감기로 고생한 태극전사들이 속출했죠. 팬도, 언론도 걱정을 했지만 누구보다 안절부절 못했던 건 대표팀 지원스태프였을 겁니다. 특히 황인우 재활트레이너 팀장은 마음고생이 심했죠. 황 팀장은 선수들과 살을 맞대는 스태프입니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그라운드 안팎에서 관리합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선수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스태프이기도 한데요. 마사지사로 변신하기 때문이죠. 90분간 혼신을 다해 뛴 선수들의 근육을 풀어주면서 재활치료를 해줍니다. 마사지실은 황 팀장의 손길을 받으려는 태극전사들로 항상 북적댄다고 합니다.
황 팀장은 호주에서 눈물을 한 차례 흘렸답니다. 14일 오른정강이와 발목 사이 실금 부상을 한 이청용(27·볼턴)이 귀국하는 날이었습니다. 이날 이청용은 모두가 잠든 새벽, 숙소 캔버라 리암 호텔을 나왔습니다. 이 때 황 팀장도 일어나서 아쉽게 귀국길에 오르는 이청용의 뒷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렀답니다. 자신의 탓으로 낙마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경기 중 부상은 황 팀장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말이죠. 황 팀장이 이청용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한 가지였습니다. "괜찮아. 한국가면 치료할 수 있어. 걱정마."
멜버른(호주)=스포츠2팀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