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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또 파격이었다.
신데렐라
박주호와 곽태휘는 결승까지 오르는데 숨은 공로자였다. 브라질월드컵에 참가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한을 확실히 풀었다. 박주호는 '기성용 파트너 찾기'라는 대표팀의 해묵은 과제를 확실히 해결했다. 기성용과 함께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 박주호는 정확한 패스, 활발한 기동력, 적절한 커버링으로 수비 안정화의 큰 역할을 했다. 결승전에서는 왼쪽 윙어로 변신해 멀티플레이의 진수를 보였다. 엉덩이 부상으로 조별리그 첫 2경기에 나서지 못한 곽태휘는 호주와의 최종전부터 가세해 맹활약을 펼쳤다. 탁월한 공중 장악력으로 호주, 우즈베키스탄 등 장신의 공격수들을 모조리 제압했다. 호주와의 결승전에서는 후반 막바지 공격수로 뛰며 동점골에 관여하는 등 베테랑의 헌신을 보였다. 두 중고참의 투혼은 팀 전체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언성히어로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모습이었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이제 슈틸리케호의 키는 러시아로 향한다. 그 전에 넘어서야 할 것이 아시아지역 예선이다. 아시아지역 예선은 결코 쉬운 무대가 아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강호' 일본과 이란이 4강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브라질월드컵 당시에도 2위로 가까스로 진출했던 한국이다. 한국이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신데렐라와 언성히어로가 필요하다. 그래야 팀이 강해 진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는 결승전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할 때 많은 선수들을 더 많이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이 발굴이 되지 못한 것인지 (한국 축구 전반이) 기술적으로 부족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마도 슈틸리케 감독은 전자에 답을 찾지 않을까. K리그 클래식부터 챌린지까지 돌아다녔던 슈틸리케 감독의 이번 대회 후 행보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