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린 K리그 '절대 1강' 전북, '폭풍의 눈'은 울산

최종수정 2015-03-09 07:31

2015K리그 클래식 전북-성남의 개막전이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북 에두가 패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전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07/

녹색 그라운드에 봄이 왔다.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의 뚜껑이 드디어 열렸다. 개막전에서 전북이 '절대 1강'을 증명했다. 성남을 2대0으로 꺾었다. 전북-성남전을 비롯해 4경기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수원과 FC서울이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포항과 울산이 전북과 함께 나란히 '승리 찬가'를 불렀다. 하위권의 대결로 전망된 인천-광주(2대2 무), 스플릿의 경계선으로 점쳐진 전남-제주전(1대1 무)에선 혈투 끝에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그들은 이 날을 기다렸다. 겨우내 땀을 흘리고 또 흘렸다. 그라운드에는 열망이 물결쳤고, 문이 열린 그곳에는 희비의 쌍곡선이 그려졌다.

2015년 K리그 클래식은 어떤 그림일까. 이제 막 첫 단추를 뀄다. 섣부른 전망은 금물이다. 그래도 각 팀들의 색깔은 엿볼 수 있었다.

절대 1강 전북, '닥공'과 '닥수'

전북의 '절대 1강'에는 이견이 없었다. 에두가 K리그 복귀전에서 멀티골(2골)을 터트리며 최전방을 지휘했다. 레오나르도-에두-에닝요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는 상대 수비라인의 간담을 서늘케하기에 충분했다. 이재성과 한교원도 윤활유 역할을 했다. "이동국이 후보가 될 것 같다." 최강희 감독의 재치넘치는 농담이 현주소였다. 물론 이동국이 돌아오면 화력은 더 막강해질 수 있다. 최 감독이 예고한 '닥공 시즌 2'는 예열에 불과했다.

공격력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전북의 수비력이었다. 성남은 전반 38분 에두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헌납했다. 0-1로 뒤진 후반에는 달랐다. 파상공세를 펼쳤다. '닥공'이 숨을 쉬지 못한 순간이 약 20여분간 이어졌다. 동점골이 터지지 않은 데는 전북의 '닥수(닥치고 수비)'가 빛을 발했다. 중원에선 이 호가 중심을 잡았고, 수비라인도 흔들리지 않았다. 골키퍼 권순태 선방은 양념이었다. 결국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후반 38분 에두가 쐐기골을 터트렸다.


수원 삼성과 포항 스틸러스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5 K리그 개막 라운드를 펼쳤다. 지난 시즌 2위를 차지했던 수원과 2년 만에 K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포항의 맞대결이다.
포항 손준호가 후반 선취골을 기록했다. 팬들 앞에서 기뻐하고 있는 포항 선수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3.08
'폭풍의 눈' 울산 그리고 포항


J리그에서 복귀한 윤정환 울산 감독은 꿈같은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첫 판에서 최용수 감독의 서울을 2대0으로 제압했다. 울산은 올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하지 않는다. 서울전이 첫 선이었다. 전북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따르따와 제파로프 그리고 양동현 김태환의 역습 능력은 무서웠다. 양동현과 제파로프이 전반에 일찌감치 두 골을 터트리며 대세를 갈랐다. 김신욱은 후반 교체출전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마스다와 하성민이 포진한 중원, 김승규의 철벽 방어도 돋보였다.

올시즌 ACL 진출에 실패한 포항도 수적우세를 앞세워 수원에 1대0으로 승리했다. 후반 27분 손준호의 그림같은 결승골이 압권이었다. 후반 36분 김원일이 경고 2회로 퇴장당하며 10대10으로 싸웠지만 끝까지 한 골을 지켰다. ACL에 출전하지 않는 울산과 포항이 리그 초반 '폭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양동현(왼쪽)과 제파로프.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클래식 첫 무대 성적표는

윤정환 감독과 함께 6명의 감독들이 클래식 무대에 등장했다. 윤 감독만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그 외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노상래 전남 감독과 조성환 제주 감독은 1970년생 친구 사이다. 첫 판에서 격돌했지만 1대1로 비겼다. 김도훈 인천 감독과 남기일 광주 감독은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다. 후반 인저리타임에 각각 1골씩을 주고받은 끝에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도훈 감독은 다잡은 승리를 놓쳤고, 남기일 감독은 클래식 첫 판에서 승점 1점을 챙기며 안도했다. 조진호 대전 감독은 지난해 챌린지에서 정상을 차지했지만 부산을 맞아 높은 벽을 실감했다.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1라운드가 막을 내렸다. 출발부터 그라운드가 후끈 달아올랐다. 2라운드를 향한 또 다른 여정이 새롭게 시작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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