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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없는 겉치레보다는 내실을 다진다. K리그 클래식의 수원 삼성의 과감한 도전이 K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층 관중석 폐쇄로 노리는 효과는 크게 세 가지다. 팬의 집중도, 티켓 가치, 객단가가 상승이다. 수원은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1만9608명(총 37만2551명)의 관중을 동원해 최다관중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프로연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객단가는 3262원으로 4위에 그쳤다. 관중 상당수가 공짜표로 입장한 '허수'였다는 얘기다. 또 3만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차도 비어 있는 관중석이 많아 '관중 효과'의 100% 누리지 못했다. 그러나 2층 관중석을 폐쇄하면서 두 가지 고민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 2만명 관중으로도 경기장이 꽉차는 효과를 맛볼 수 있다. 또 공짜표를 없애고, 적은 수의 티켓을 판매해 매진 횟수 증가는 물론 객단가의 현실화도 가능해졌다. '예매하지 않으면 표를 살수 없다'는 인식이 축구팬들 사이에서 퍼지게 된다면 티켓의 가치도 높아지게 된다.
효과가 이미 증명됐다. 수원은 올해 홈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과 K리그 클래식 개막전 등 2경기를 치렀다. 지난달 25일 열린 우라와 레즈(일본)전에서는 평일임에도 1만3806명의 관중이 찾아 수원 홈구장 ACL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포항과의 홈 개막전에서도 1만7573명의 관중이 빅버드를 채웠다. 특히 포항전에서 홈 응원석인 N석과 중앙 관중석인 E석은 유료 매진을 기록했다. 비록 평균 관중은 지난해에 미치지 못하지만, 꽉찬 경기장과 객단가 현실화 등 두 가지 효과는 톡톡히 누리게 됐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달라진 경기장 분위기에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포항전을 마친 뒤 "1층이 꽉차 보였다. 선수들도 1층의 열기가 느껴진다. 이럴수록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나오게 될 것이다. 팬과 선두 모두에게 긍정적이다." 수원의 과감한 도전을 다른 K리그 구단도 눈여겨 보고 있다. 한 K리그 구단 관계자는 "수원처럼 홈구장의 관중석 일부를 폐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티켓의 가치를 높이는 움직임이 K리그 전체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