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일 광주 감독 "대전을 이겨서 미안하다"

기사입력 2015-03-15 16:39



"대전을 이겨서 미안하다."

K리그 클래식에서 쌓은 정이 두터웠다. 승격팀간의 전쟁, 대전과 광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라운드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 "두 팀의 모두 클래식에 잔류했으면 좋겠다." 경기전 취재진과 만난 두 팀의 사령탑은 서로의 선전을 기원했다. 하지만 속내는 달랐다. 조진호 대전 감독은 "클래식 홈 개막전이다. 홈팬 앞에서 무조건 승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남기일 광주 감독 역시 "이기면 미안해질 것 같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90분간의 혈전,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미소를 지은 이는 남 감독이었다. 광주가 15일 열린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대전에 2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지난시즌까지 대전에서 활약하다 올시즌 광주로 이적한 안영규가 결승 헤딩골을 넣었다. 이어 김호남이 후반 40분 추가골을 뽑아내 2대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친 남 감독은 "찬스도 많이 잡았고 경기 내용도 괜찮았다. 부상 선수 없이 경기를 마무리해 기쁘다"면서 "클래식 첫 승리가 기쁘다. 지금은 시즌 초반이니깐 과정도 중요하다. 과정을 충실히 하면 클래식 적응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옛 정이 무서운 법이다. 그는 "대전을 이겨서 미안하다. 챌린지에서 같이 고생해서 승격했는데 우리와 같이 강등되지 않고 1부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안영규에 대한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그는 "영규가 대전과 좋게 이별하지는 않은 것 같다. 동계훈련부터 대전에 잔뜩 벼르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우스갯소리고 '영규가 알아서 하겠지'했는데 말한대로 잘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2부에서 설움을 받았고 간절함이 컸다. 클래식에서 설움을 털어내는 경기를 하고 있다. 그 모습이 잘 나타나는 것 같다"며 승리의 원동력을 선수들의 정신력으로 꼽았다.
대전=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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