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위해 본격 출항한 신태용호의 모토는 '즐거운 축구'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9일부터 3일간 진행된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1차 소집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즐겁게 축구해라"라고 주문했다. 대신 신 감독은 1차 소집 훈련에서 선수를 파악하기 위해 한 발 뒤에서 지켜봤다. 최문식 코치, 김기동 코치, 이운재 코치 등 코칭스태프에게 훈련을 맡겼다.
1차 실험을 통과한 23명의 태극전사들이 16일 파주NFC에 재소집됐다. 훈련 전, 선수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미드필더 이창민(전남)은 "감독님이 훈련 때 말을 많이 하라. 시끄럽게 떠들라고 한다"며 신태용호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공격수 김 현(제주)은 "팀 분위기가 밝아서 좋다"고 했고, 골키퍼 이창근(부산)은 "재미있다"고 답했다. 신 감독도 16일 첫 훈련을 앞두고 '즐거운 축구'를 재차 강조했다. "훈련장에서 자연스럽게 떠들고 즐기면서 훈련을 해야 한다. 대신 자신의 차례에서는 집중해서 해야 한다."
그러나 훈련장의 웃음기는 훈련이 시작되자 순식간에 사라졌다. 선수들의 여유는 굵은 땀방울로, 미소는 거친 숨소리로 바뀌었다. 신 감독의 '극한 체력 훈련' 때문이다. 4인 1조로 한 팀을 이뤄 '원 터치 패스' 훈련을 하다 신호 소리에 맞춰 그라운드를 갈지자(之)로 전력질주하는 훈련이었다. 양쪽 골대 사이에 놓인 폴대를 통과해 18초 안에 그라운드를 가로 질러야 했다. 18초간 전력 질주 후, 18초간 볼 트래핑을 하고 다시 뛰는 훈련이 20분 이상 이어지자 선수들의 얼굴도 굳어졌다. 문창진(포항)은 "아~죽겠다 토할 것 같다"며 이를 악물었고 이광혁(포항)은 훈련 중 쥐가 나 쓰러졌다. 대부분 선수들의 유니폼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신 감독이 첫날부터 훈련 강도를 높인 이유가 있었다. "대부분 소속팀에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니깐 체력이 좋지 않을 것이다. 대회를 앞두고 체력을 빨리 끌어 올려야 한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볼터치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 이런 훈련을 한다." 훈련은 90분을 넘어 150분간 진행됐다. 대회 준비기간이 짧아 체력과 전술 훈련을 동시에 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재미있는 감독님에서 호랑이 선생님으로 변신한 신 감독의 극한 훈련에 선수들은 뒤통수를 맞은 듯, 할 말을 잃었다. "말을 많이 해!" 신 감독의 외침에 비로소 '화이팅~' 소리가 흘러나왔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신태용호는 소집 훈련 및 연습경기(18일·이랜드전)를 치른 뒤 20일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27일~31일)을 위해 인도네시아로 출국한다. 약체인 브루나이, 동티모르, 인도네시아와 한 조다. 조1위를 차지할 경우 올림픽 예선을 겸하는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본선(카타르 개최) 진출권을 따낸다. 조2위는 상위 5개팀만 본선행에 성공한다.
리우를 향한 첫 여정이 시작됐다. 지휘봉을 잡은지 2개월도 되지 않은 신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큰 부담은 없다. 방심은 금물이지만 다행히 예선에서 우리보다 약한 팀을 만난다. 이런 경기가 선수들과 친해지고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짧은 시간에 속성으로 훈련을 시킬 것이다. 장·단점을 파악해 팀에 맞는 포지션과 전술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예선을 통과하면 내년 1월 대회까지) 10개월의 시간이 있으니 그 때 선수들에게 내 색깔을 주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각하는 축구를 하는 선수가 주전을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