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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기고도 이긴 것 같아요."
그냥 한 경기 치렀을 뿐인데 구단 안팎의 반응이 반짝 꽃샘추위 물럿거라 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재정형편이 빠듯한 인천 구단으로서는 립서비스라도 따뜻한 위로·격려 만큼 큰 힘이 되는 게 없다.
그것도 후반 25분 권완규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에서 거둔 무승부다. 인천이 올 시즌 상위 스플릿에 들어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 팀이란 점까지 감안하면 이변이나 다름없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팬들의 반응이 무척 좋았다. 비겼지만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는 격려도 들었고, 막강 전북을 상대로 준비가 잘 됐다. 앞으로 기대된다는 칭찬도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도훈 인천 감독도 "승점 3점이나 다름없는 승점 1점"이라며 선수들의 투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선수들에게 23∼25일 휴식을 쿨하게 허락했다.
A매치 휴식기가 있는 데다, 전북전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뭔지 제대로 보여준 선수들을 위한 선물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인천에게 이번 전북전은 올 시즌 새로운 희망을 보여준 경기였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전 베테랑 공격수 설기현이 전격 은퇴하자 "공격축구는 잠깐 뒤로 미루고 수비축구에 매달려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허허실실' 작전이었다.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김 감독이 현역 시절 보여줬던 공격축구 본능은 결코 축소되지 않았다.
전북전은 물론이고 1, 2라운드 광주, 수원전서도 그랬다. 특히 지난 14일 수원전의 경우 인저리타임 실점으로 1대2로 패했지만 상대가 전통의 강호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한 셈이다.
경기력이 점점 향상되는 것도 희망적이다. 1, 2라운드에서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된 막판 집중력 부족이 크게 개선된 것에 더 나아가 10명으로 싸우고도 잘 버텼다.
최강의 공격축구팀을 상대로 무조건 수비에 급급하지 않고 달려들기도 잘 했다. 올해 콘셉트인 '늑대축구'처럼 '개인'이 아닌 '팀'으로 맞서 인천 특유의 '짠물축구'도 적당히 버무렸다는 평가를 받은 경기였다.
인천은 현재 2무1패(승점 2)로 9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골득실이 '-1'밖에 되지 않고 지난해 개막전 무승부 후 3연패를 포함, 10경기 연속 무승(4무6패)으로 부진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명히 달라졌다.
이 덕분에 올 시즌 홈 2경기 평균 관중은 85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07명에 비해 9% 증가하는 효과도 봤다.
전북전을 통해 이래저래 얻은 게 많은 인천이다. 하위팀 반란을 꿈꾸는 인천이 전북전 효과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