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SK에너지 축구단)의 막강 수비가 시즌 초반부터 돋보이고 있다.
제주의 강점은 단연 수비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38경기에서 단 37실점만 허용했다. 2014시즌 0점대 실점률은 12개 팀 중 단 4팀만이 기록했을 정도로 뛰어난 성과이다.
올 시즌에도 철벽 모드다. 개막전이었던 전남 드래곤즈 원정(1대1 무)에서 실점을 내준 이후 부산 아이파크와 대전 시티즌을 상대로 모두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양과 질, 짜임새가 모두 좋아졌다. 중앙 수비에는 주장 오반석과 알렉스가 찰떡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멀티 자원도 풍부하다. 이 용이 중앙 수비수와 풀백을 두루 소화할 수 있으며 대전전에서는 알렉스의 부상 공백을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양준아가 완벽히 메웠다. 풀백 옵션도 다양하다. 기존의 김수범-정다훤 라인에 이용, 김영신, 허범산, 김상원, 김봉래 등 다양한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도 활발해졌는데 이는 골 결정력을 보완하기 위한 조성환 감독의 승부수다. 골문도 든든하다. 지난 2010년 0점대 방어율(35경기 32실점)로 제주의 준우승을 이끈 김호준이 농익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백업 자원인 김경민도 190cm 78Kg의 탄탄한 체격과 풍부한 잠재력으로 김호준의 뒤를 받치고 있다.
조성환 감독은 "아직 초반이지만 수비라인의 견고함에 만족하고 있다. 시즌을 치르면 치를수록 안정감과 조직력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제주 수비라인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제주는 과거 수비불안에 발목을 잡혔다.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이 수비불안으로 가려졌다. 제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제 제주는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중요한 승부처마다 발목을 잡았던 서울이 상대다. 제주는 4월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을 상대한다. 서울징크스마저 깨트린다면 제주의 수비라인은 더욱 자신감을 얻게 된다. 올 시즌 리그 최소 실점 도전도 결코 무리는 아니다. 안정된 수비 조직은 장기 레이스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부분이다. 올 시즌 제주의 행보에 주목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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