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4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러시아와의 A매치 2차전을 앞두고 구상을 밝혔다.
1차전에 결장했던 '에이스' 박은선과 1차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해 종료직전 결승골을 터뜨린 '지메시' 지소연이 나란히 출격한다. 박은선에 대한 윤 감독의 믿음은 확고했다. "은선이의 현재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홈 팬들이 많이 기대하고, 본인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옐레나 포미니 러시아 감독이 박은선 소속팀 로시얀카의 감독이다. 최근에 바뀐 젊은 감독이다. 러시아대표팀 감독이자 소속팀 감독 앞에서 잘해야 한다. 느리다고 했다던데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선수에게도 상당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소연과 박은선 투톱이 오랜만에 함께 선다. 윤 감독은 "시차 문제 등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잘해줘서 고맙다"며 1차전 결승골을 치하했다. "그날 골이 좀 들어갔으면 휴식을 주려고 생각했는데… 어쨌든 해결사 역할을 잘해줘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미드필더 라인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베테랑 미드필더 권하늘이 근육 통증을 호소해, 손윤희가 A매치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캡틴' 조소현과 나란히 더블 볼란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손윤희의 첫 A매치 기용과 관련 윤 감독은 "소현이와 윤희는 수원에서 쭉 같이 했었다. 수원 우승 멤버"라며 믿음을 표했다.
러시아와의 17년만의 첫 A매치, 여자대표팀 선수들은 많이 긴장했다. 제 실력을 100%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45분 지소연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아쉬운 경기였다. 긴장한 탓인지 패스미스가 잇달았고, 12번의 슈팅 등 파상공세를 펼치고도 피니시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윤 감독은 "1차전에 패스미스가 많았다. 기본적인 데서 우리가 하지 않아야 할 실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찬스가 왔을 때 득점하는 데 집중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쉬웠던 부분을 2차전에서 떨쳤으면 좋겠다. 국내에서 하는 마지막 경기인데 국내 팬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아시안게임도 하고 동아시안컵도 했지만 선수들에게 물어보나 첫 A매치의 긴장감은 또 달랐다고 한다. 1차전에서 긴장감을 다 해소했으니, 2차전에선 우리가 해보고 싶은 축구를 맘껏 하고 싶다. 선수들이나 저나 똑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소연이가 들어간 전후, 경기력이 차이가 났다. 그런 아쉬움을 이번 경기에서는 달랬으면 좋겠다. 잘해줄 거라 믿는다. 1차전에 긴장도 하고 실수도 했지만 2차전은 그럴 필요가 없다.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경기로 만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여자축구 팬들이 찾기 힘든 수요일 낮 4시 경기에 대해서도 윤 감독은 불평하지 않았다. "쉽지 않은 시간이지만 A매치를 할 수 있다는 데 감사하다. 우리가 잘해야 한다. 성사하기도 쉽지 않은 경기였다. 그래도 월드컵에 나가니 이런 A매치도 할 수 있었던 것같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만이 우리가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선수들 역시 A매치 1차전의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2차전에서 필승, 대승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승부사' 지소연은 "1차전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 그리고 꼭 이기겠다"고 짧고 굵게 답했다. 캡틴이자 플레이메이커인 조소현은 "1차전때 17년만에 국내 A매치라는 사실에 선수들이 긴장을 해서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 웜업전에 행사도 처음이고, 이것저것 생소하다보니 긴장이 됐던 것 같다"고 했다. "2차전에선 1차전때보다 더 좋은 경기력과 더 많은 득점으로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날카로운 킬패스로 지소연의 결승골을 도운 '막내' 여민지 역시 이구동성이었다. "1차전에서 긴장이 좀 많이 됐다. 2차전에서는 좀더 자신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같다. 러시아도 우리도 몸이 풀린 만큼 더 좋은 경기, 더나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도 많이 넣어서 팬분들에게 재밌는 경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