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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와 관중석의 거리가 5m에 불과한 전남 목포의 목포축구센터. 광주의 2015년 첫 홈경기 상대인 전북은 생소한 환경과 마주했다. 관중석은 4000여석(3064명 입장)에 불과했고, 관중들과 거리가 축구전용구장보다 더 가까웠다. 경기 중, 선수들은 관중의 외침을 모두 들을 수 있었고 선수들의 대화는 관중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전북에 불리함은 이뿐 만이 아니었다. 체력에서도 광주보다 불리한 여건이었다. 전북은 지난 8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빈즈엉(베트남) 원정에 다녀온 뒤, 이틀 휴식 후 경기에 나섰다. 반면 광주는 목포축구센터에서 합숙을 한다. 경기장까지 이동에 5분도 걸리지 않는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광주의 전력도 최 감독에게는 큰 경계대상이었다.
최 감독은 '전주 대기조' 6명을 광주전 선발로 내세웠다. 기대대로 효과가 컸다. 전북은 전반 초반에 익숙하지 않은 그라운드에 고전했지만 '전주 대기조'의 활약으로 역전승을 수확했다. 전반 21분 조용태에게 선제골을 내준 전북은 전반 중반부터 제 페이스를 찾으며, 전반을 2-1로 앞선채 마쳤다. 전반 41분 레오나르도가 이재성의 도움을 받아 동점골을 기록했고, 전반 45분에는 한교원이 역전골을 쏘아 올렸다. 후반에도 전북의 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9분 레오나르도가 한교원의 도움을 받아 세 번째 득점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들이 모두 최 감독이 광주전을 위해 아껴둔 자원이었다. 2골을 기록한 레오나르도는 빈즈엉 원정에서 교체 출격해 35분만 소화했다. 1골-1도움을 올린 한교원, 1도움의 이재성 모두 '전주 대기조'의 일원이었다. 이동국 역시 클래식에서 첫 선발 출전해 광주의 수비진을 유린하며 제 역할을 해냈다.
최 감독에게는 승리의 기쁨이 두 배였다. 철저하게 광주전에 대비한 로테이션 전략이 통했다. 이어 지난해에 이어 자신의 생일에 제자들이 2년 연속 승리를 선사해 기쁨이 더욱 컸다. 최 감독은 "광주전이 중요했기에 많은 선수들을 베트남에 데려가지 않았다. 조직력이 좋은 광주전을 앞두고 신경이 많이 쓰였다. 조직력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았지만 선수들이 생일 선물로 승리를 따내 줘 고맙다"며 웃음을 보였다.
목포=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