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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K리그 클래식 2015 4라운드 경기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제주 조성환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4.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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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수 10대 7, 유효슈팅수 5대 3, 코너킥 8대 1, 점유율 58대 42, 모든 지표에서 제주는 인천을 앞섰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지긋지긋한 원정 징크스에 또 한번 발목을 잡혔다.
제주는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에서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올시즌 원정에서 2무3패로 최악의 결과를 내고 있다. 제주는 올시즌 홈에서 4승1무로 극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제주의 원정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홈에서 평균 2득점에 0.4실점 중인 제주는 원정에서는 평균 0.4득점에 1실점으로 극명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사실 제주의 원정 징크스는 한두해 문제가 아니다. 지난 시즌 제주는 홈에서 10승4무6패의 성적을 올린 반면, 원정에서는 5승8무7패에 그쳤다. 2년 전에는 홈에서 14승3무6패, 원정에서는 3승12무7패로 대조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원정에서 조금만 더 성적이 좋았다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도 가능했다. 제주에서 원정길은 쉬운 여정이 아니다. 공항에서 짐 싣고, 대기하는 데만 1시간이 소요된다. 팀사정을 생각해 빽빽한 저가항공을 타고 내리면 진이 빠진다. 여기에 공항이 근처에 있는 곳이라면 상관없지만, 광양 등은 다시 한번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2배의 고충이 있다. 올시즌 제주 지휘봉을 잡은 조성환 감독도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선수들의 체력과 정신력을 징크스 타파의 해법으로 삼고 많은 준비를 했다. 하지만 원정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조 감독이 더욱 답답한 것은 경기력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2무3패 중 내용에서 밀린 경기는 없었다. 하지만 무엇인가에 홀린 듯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조 감독은 일단 핑계를 대기보다는 제주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단호히 말했다. 조 감독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말하면 핑계밖에 안된다. 여러 요인들을 결과로 말해주는 수밖에 없다"며 "원정에 대한 체력적 부분, 이동거리 등은 모두가 아는 이유다. 하지만 내가 할 말이 아니다. 연고를 옮길 수도 없고, 바다를 메울 수 없는 부분이니까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조 감독의 말대로 제주가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징크스를 넘어야 한다.
일단 지적하고 싶은 것은 결정력이다. 제주는 원정에서 당한 3패, 모두 0대1로 졌다. 수비의 경우 홈경기보다는 실점이 많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조직력이 흔들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홈에서 폭발하는 득점력이 원정만 가면 뚝 떨어진다. 선수 자원면에서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제주는 주전 원톱으로 유력했던 까랑가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또 다른 공격 자원 김 현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조 감독이 특별한 방법 보다 경기력으로 해법을 찾길 원하는만큼, 한자리 빈 외국인 쿼터를 활용해 공격수 보강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전략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경기력이 나쁘지 않은 만큼 한번만 이기면 탈출의 물꼬를 틀수도 있다. 타깃매치를 정해 좌석 등급 업그레이드, 원정 체류 기간 연장 등 적극적인 투자를 해주는 것도 징크스 타파 방법이 될 수 있다.
한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절반은 원정에서 보내야 한다. 올시즌 제주의 목표달성 여부는 원정 성적에 달려있다. 조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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