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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선수들의 이적 러시를 막기위해서는 K리그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
정대세는 2013년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북한 국가대표 공격수의 K리그 입성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정대세는 "수원에 오기 전 중동에서 거액의 제안이 왔었다. 하지만 수원을 택했다. K리그에 흥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K리그는 정대세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K리그에서 보낸 2년 반이 '외로웠다'고 했다. 정대세는 "K리그는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서 외로웠다. 많은 관중이 함께 한 독일과 일본 시절과는 달랐다. 물론 수원 홈경기에는 관중이 많아서 이기면 보람이 있었지만, 하위권팀으로 원정을 가면 연습경기 처럼 뛰니까 외로웠다"고 했다. '부담감'도 그를 힘들게 했다. 정대세는 "처음 입단했을때 기대감이 너무 컸다. 골을 못넣어도, 경기에 뛰기만 해도 이슈가 됐다. 하지만 이 후 기대만큼의 성적이 안나오니까 아예 언론과 팬들의 관심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 속에 살았다. 그런 부담감, 압박과 계속 싸워야 했다"고 했다.
정대세는 항상 지지를 보낸 수원팬들에 대한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팀이 어떤 상황에서도 큰 소리로 응원을 보내줬다. 야유도 없었고, 좋은 소리만 해줬다. 고마운 마음이다"고 했다. 정대세는 수원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치길 소원했다. 그는 "아마 색다른 느낌이 들 것 같다. 재밌을 것 같다. 그 순간을 꿈꿔본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정대세에게 '자신을 비롯해 에두 등 특급 선수들이 K리그를 떠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떠나는 정대세는 "응원하기 때문에 싫은 말 하는거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정대세는 어쩌면 K리그에 가장 필요한 얘기를 전해줬다. "일본에서 축구를 하면서 돈 보다는 보람을 택했다. K리그에 올때도 마찬가지 였다. 사람들의 관심이 없으면 보람을 느끼기 어렵다. K리그는 아직도 기업 위주다. 관중을 모으려는 노력 보다 결과에 집중한다. 중국의 돈과 일본의 시스템에 대해 사람들이 얘기한다. 하지만 전제는 사람들의 관심이다. 외로운 경기를 하면서 멍할때가 많았다. 홈경기 외에는 보람이 없었다. 연봉공개가 문제가 아니다. 좋은 제안이 오면 나가는게 맞다. 중요한 것은 어차피 K리그의 관중수는 똑같다는 점이다. 구단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K리그는 더 바뀌어야 한다. 더 발전해야 한다."
인천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