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상징과도 같았던 BBC트리오(베일-벤제마-호날두) 3톱 체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스페인 언론 아스는 16일(한국 시각) 레알 마드리드가 전날 프리시즌 호주투어 첫 연습에서 3톱을 쓰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을 각각 4-4-2와 4-2-3-1 포메이션의 두 팀으로 나눠 연습경기를 진행했다. 가레스 베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투톱으로, 반대편에서는 카림 벤제마가 원톱으로 나섰다.
이날 벤제마는 뒤에서 이스코가 받쳐주는 가운데 확고부동한 원톱 공격수 역할을 수행했다. 베일은 투톱으로 출전하긴 했지만, 최전방 공격수라기보다는 처진 스트라이커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베니테스 감독이 부임 전부터 계획했던 '1톱+베일 프리롤' 체제의 실험이 시작된 셈이다. 이렇게 될 경우 호날두는 평소에는 측면 윙어로서의 역할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벤제마 부재시에는 호날두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수도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시즌 내내 일관되게 BBC트리오의 3톱을 중용했던 카를로 안첼로티 전 감독과의 큰 차이점이 될 예정이다.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력이 다소 부진해도, 부상 선수가 생겨도 3톱을 포기하지 않았다. 가레스 베일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도 그 자리에 하메스 로드리게스, 이스코 등을 전진배치해서라도 기존 체제를 고수했었다. 하지만 라이벌 바르셀로나의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 트리오가 트레블을 이뤄낸 반면, BBC트리오의 레알 마드리드는 무관에 그쳤다.
베니테스 감독의 전매특허는 리버풀과 나폴리에서도 꾸준히 애용했던 4-2-3-1 포메이션이다. 레알 마드리드에 대한 베니테스 감독의 '수술'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