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메시'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은 FA컵 우승 결승골 직후 동아시안컵 중국전에서 눈부신 투혼을 보여준 대표팀 동료들을 떠올렸다. 1일 밤 11시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잉글랜드 여자FA컵 첼시 레이디스와 노츠카운티와의 결승전에서 전반 37분 짜릿한 선제 결승골을 밀어넣었다. 1대0 승리와 함께 첼시의 사상 첫 우승 역사를 썼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지소연은 "꿈의 무대에서 결승골을 넣고 팀이 우승하는 데 도움이 돼서 너무 기쁘고 첫우승 트로피를 팀에 가져오게 돼서 정말 기쁘다"는 감격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밤 중국 우한 동아시안컵에서 홈팀 중국을 1대0으로 꺾은 투혼의 윤덕여호 동료들을 향한 마음도 빼놓지 않았다. FIFA 주관대회가 아닌 데다 FA컵 결승전 일정으로 인해 차출이 무산됐다. 2013년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을 상대로 짜릿한 승리"대표팀이 이겨서 기쁨이 두배"라며 활짝 웃었다. 전반 37분 결승골에 대해 "운이 좋았다"며 겸손했지만 "운보다는 실력"이었다.
이날 지소연의 골은 문전에서 적극적이면서도 냉정하고 침착한 '킬러' 지소연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골이다. 전반 10분 이후 첼시 레이디스로 완전히 분위기가 넘어왔지만, 피니시가 아쉬웠다. 전반 34분 에니 알루코의 슈팅, 전반 35분 알루코의 크로스에 이은 젬마 데이비슨의 왼발은 날카로웠지만 잇달아 골문을 빗나갔다. 압도적 공세속에도 좀처럼 골은 터지지 않았다. 해결사는 지소연이었다. 꿈의 무대에서 '원샷원킬'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37분, 알루코가 빠르고 강력한 드리블을 앞세워 박스안까지 침투해 들어왔다. 지소연 역시 동일선상에서 같이 뛰다 박스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어 알루코를 향해 손을 들며 적극적으로 패스 사인을 보냈다. 볼을 이어받은 지소연은 침착하고 능숙했다. 수비수 2명을 제치고 골키퍼까지 속이며, 툭 찍어차는 영리한 왼발 슈팅으로 끝내 골망을 흔들었다.
이 한골로 첼시 레이디스는 창단 첫 우승의 역사를 썼다.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여자선수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지소연은 첼시레이디스의 첫 FA컵 우승의 일등공신이다. 5월 '강호' 맨시티 레이디스와의 준결승에선 후반 41분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첼시 레이디스의 창단 첫 우승을 이루겠다던 약속 그대로 결승전에서도 결승골로 '첼시 10번'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BBC, 스카이스포츠는 지소연을 향해 '마법사'라는 애칭을 선물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