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심서연의 손편지'대한민국 여자축구의 힘을 보여줘'

기사입력 2015-08-08 10:55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힘을 보여줘, 응원할게."

8일 오후 중국 우한 동아시안컵 최종전 북한전을 앞두고 심서연(26·이천 대교)이 동료들을 향해 뜨거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7일 오전 서울 강동구의 한 병원에서 만난 심서연은 목발을 짚고 절뚝이면서도 동료들을 향한 '원팀의 마음'을 잊지 않았다. 4일 귀국 직후 대한축구협회 지정병원에서 MRI를 다시 찍었다.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병원 몇 곳을 방문했다. 오른무릎 전방십자인대 전체 파열 진단이었다. 이날 진료실을 나서는 심서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2~3주 후 수술을 권고받았다. 몸 사리지 않는 '국대 수비수' 심서연의 무릎은 상처투성이였다. 무릎 연골 부상, 발목 부상, 쇄골 부상 등 축구선수로 살면서 크고 작은 부상이 있었지만, 다리 수술은 한번도 한 적이 없다. "부상후 수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았었다"고 했다.

'여자축구 대표 에이스' 심서연의 부상에 박주호 손흥민 등 남자대표팀 선수들도 "괜찮냐"며 걱정과 응원의 문자를 보내왔다. 동아시안컵에 출전한 '슈틸리케호' 공격수 김승대는 "미스했어도, 뭘 그렇게 쫓아가느냐"는 농담으로 누나 심서연을 위로했다. 부상 장면을 보면, 심서연의 악바리 근성이 보인다. 중국 선수에게 뺏긴 볼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에서 무릎이 돌아갔다. 심서연은 "내가 실수한 건데, 내가 만회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심서연은 중국과의 1차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했다. 센터백으로 월드컵 4경기 풀타임을 소화한 전사 심서연이 중원사령관으로 나섰다. 캡틴 완장을 찬 채 상대의 패스줄을 끊어내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중원싸움에서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하며 중국전 첫승을 이끌었다. 일본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조소현은 후반 9분 짜릿한 동점골을 쏘아올린 후 심서연의 4번 유니폼을 들어올렸다. 감동의 세리머니였다. 투혼의 심서연은 '원팀' 동료들과 함께 한일전을 뛰었고, '윤덕여호'는 한일전에서 승리했다.

윤덕여호는 8일 오후 6시 10분(한국시각)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나란히 2승을 거둔 북한을 상대로 동아시안컵 최종전을 치른다.'디펜딩 챔피언' 북한을 상대로 10년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마지막 북한전을 앞두고 심서연은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당연히 우승도!"라며 웃었다. 잠시 망설이더니, 하얀 종이에 응원의 메시지를 또박또박 썼다.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힘을 보여줘."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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