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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신중하다.
정 명예회장은 7일 2015년 동아시안컵이 열리는 중국 우한을 방문했다. 중국, 일본, 북한 등 각국 축구협회장과 관계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정 명예회장은 당초 대회 최종전까지 지켜본 후 귀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바쁜 일정과 맞물려 8일 귀국행을 택했다. 정 명예회장은 12일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결승전에도 참석한 뒤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FIFA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하루에 두개 나라를 돌아다녀도 시간이 모자르시다. 바쁜 일정을 소화한 뒤 국내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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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 못이기면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했다." 정 회장은 이번 동아시안컵을 두고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여자축구에서 중국과 일본은 여자월드컵에서 각각 8강과 준우승을 차지한 팀이었다. 여기에 북한은 원래 강팀이었다. 남자축구에서도 중국은 이번 대회를 단단히 벼르고 나왔다. 일본도 잘하고, 북한은 오래만에 국제대회를 나와서 하고자 의지가 강해보였다"고 했다. 이어 "여자축구가 3패를 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다. 남자도 너무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려서 경험부족이 염려됐다"고 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정 회장의 걱정이 희망으로 바뀌는데는 한 경기면 충분했다. 정 회장은 "첫 경기에서 여자축구가 중국에 이기면서 마음을 놓았다. 남자도 완벽한 경기력으로 중국을 제압했다"고 웃었다.
정 회장은 남녀 대표팀의 선전 이유를 그만의 방식으로 분석했다. 정 회장은 "여자축구는 확실시 캐나다 여자월드컵 16강 진출이 선수들의 자신감에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정 회장은 여자축구의 상승세를 위해 지속적인 A매치를 약속했다. 남자 대표팀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실험정신을 높이 샀다. 정 회장은 "새로운 시도를 하다가 실패하는 것과 기존의 방법으로 진행하다가 실패하는 것 중 후자가 비난을 덜 받는다. 새로운 시도에 따른 비난이 더 많아지는 환경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 점검을 이어가는 것은 높게 평가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축구협회는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과 좀 불편한 모습이더라.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K리그가 강해져야 한다
정 회장은 대뜸 회사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협회 뿐만 아니라 회사를 운영한다. 나이 많은 부장과 능력있는 과장 중 한국 정서상 능력있는 어린 과장을 키워주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능력 있는 어린 과장을 키워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 K리그에서의 신예 발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K리그는 올해부터 매 경기에 23세 이하 선수를 2명 등록하고 이중 1명을 반드시 출전시켜야 한다. 대한축구협회장 취임 전 프로축구연맹 총재로 활동하던 정 회장의 작품이다. 그는 "K리그 23세 이하 선수 출전 규정도 그래서 만들게 된 것이다. 규정을 통해 어린 선수들에게 활약할 기회를 부여했다.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재성(전북) 권창훈(수원) 등이 이 규정의 수혜자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일이었지만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국내 감독들은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는데 주저함이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확실히 외국 감독이라 그런지 잘하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대표팀을 위해서라도 K리그에 더 많은 젊은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제도가 지속된다면 K리그 활성화와 함께 대표팀이 젊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 대회에서 K리그의 젊은 선수들이 선전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도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우한(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