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 잡자' 팔 걷은 K리그 구단들 '천태만상'

기사입력 2015-08-20 07:43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만 잘하면 되는' 클럽의 시대는 지났다.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텅 빈 그라운드 안에서 한푼도 벌지 못하는 클럽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 오히려 성적은 떨어져도 경기장을 메운 채 팬들의 사랑을 받는 팀들이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축구 클럽도 결국 수익을 내야 작동하는 기업의 논리가 작용한다.

K리그 팀들은 '악전고투' 중이다. 프로야구 뿐만 아니라 갖가지 놀이 문화 등 외부 경쟁요인이 너무 많다. '고객 모시기'에 대한 고민이 매 시즌 이어지고 있으나 경기당 평균 관중수가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어려움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각 구단 별로 관중수를 늘리기 위한 갖가지 기발한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비수도권 구단 중 가장 눈에 띄게 움직이는 팀은 울산 현대다. 최근 복면을 쓴 채 상의를 탈의한 두 선수 중 더 멋진 '복근'을 뽑는 '복면근왕' 이벤트로 팬심을 흔들었다. TV 프로그램에서 유행 중인 컨셉을 그대로 채용했는데, 축구 선수 특유의 건강미를 활용하면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선수들의 재치 있는 멘트도 곁들여 좋은 호응을 얻었다. 울산은 이외에도 홈 경기 승리 시 수훈 선수들이 경기장 바깥에서 팬들과 뒷풀이를 하는 시간도 마련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인천은 직장인을 타깃으로 잡았다. 홈 경기 시 회사 명함 및 사원증을 제시하고 '건전한 회식문화 동참 서약서'에 사인하면 선착순으로 다과를 제공하는 이벤트다. 최근 과도한 음주 대신 건전한 회식 문화를 만들자는 사회적 분위기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지난 12일 포항전에서 첫 이벤트를 실시, 5229명이 입장해 시즌 평일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우면서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특히 직장인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확인하면서 새로운 팬 확보 통로를 찾았다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

팬들의 니즈(Needs)와 기발한 아이디어가 결합해 호응을 이끌어내는 방법도 있다. 최근 맥주제조기업과 후원 계약을 맺은 전북 현대는 지역 문화인 '가맥'을 활용한 축제를 펼쳤다. 평소 그라운드 바깥에서의 선수 생활에 대한 궁금증과 접촉 기회를 원하는 팬심과 지역경제 활성화 공헌이라는 구단의 숙제를 모두 푸는 돌파구가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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